[한스타= 박영숙 기자] 고인의 의사와 상관 없이 형제자매에게 일정 비율 이상의 유산 상속을 강제하는 유류분 제도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이날 민법 1112조 4호에 대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결정했다.
헌재는 "고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그 타당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행 민법은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에 대해 가족들이 일정 지분을 가질 수 있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헌재는 피상속인의 부모, 자녀 등 직계 존·비속과 배우자에 대한 유류분을 규정한 민법 제1112조 1항부터 3항에 대해선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고인을 장기간 유기하거나, 정신적·신체적으로 학대한 가족들에게도 유류분을 인정하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과 상식에 반한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유류분 제도가 개인의 재산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등 사회 변화에 뒤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특히 2019년 가수 구하라 씨가 사망하자 20년 넘게 연락을 끊었던 친모가 상속권을 주장하면서 유류분 제도가 논란이 됐다.
국회에서 유류분 요청 권한을 제한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발의됐지만, 20대 국회에서는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21대 국회에서도 통과되지 못한 채 계류중이다.
앞서 2020년 4월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서 진행된 ‘구하라법’(직계존속 또는 직계비속에 대한 부양의무를 현저히 해태한 경우도 상속결격사유로 추가하고, 기여분 인정 요건을 완화하는 민법 개정)에 관한 청원에는 10만 명 이상이 동의한 바 있다.
헌재의 판단으로 구하라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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