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9일째인 24일 전남 진도실내체육관.
떠나는 사람도, 남는 사람도 서로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눈물만 흘리며 한마디 말도 건네지 못했다.
하나둘 시신이 인양되며 사고 초기 체육관 2층까지 가득찼던 실종자 가족들은 이제 절반 가량으로 줄었다.
체육관 앞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과 입구에는 수습된 시신의 성별, 옷차림 등 인상착의가 시시각각 실종자 가족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내 아이인 것 같은데 어떡해…." "ㅇㅇ야, 엄마가 갈께 조금만 기다려…."
노심초사 기다리던 실종자 부모들은 자식의 죽음을 확인하자 메말랐던 눈물을 다시 쏟는다.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미안해. 엄마가 지켜주지 못해서 정말 미안해…"라는 오열이 이어졌다.
죽음으로 돌아온 자식의 시신이 도착하는 팽목항으로 향하는 이들을 지켜보는 실종자 학부모들은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한채 입술만 꽉 깨물고 떠나는 이들을 하염없이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자식의 생존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분명히 살아 돌아올꺼야"라며 서로를 격려하지만 사망자만 늘어나는 수색작업에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이 살아 있을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만큼 차디 찬 물속 어딘가에 있을 아이를 찾기 위해 선체를 빨리 인양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포기하듯 절규했다.
자식의 시신을 찾은 학부모도, 아직도 생사여부를 알지 못하는 학부모도 서로에게 안타까운 마음에 위로조차 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리는 눈물의 헤어짐을 견디고 있었다.
한편 세월호 침몰 9일째인 24일 오전 10시 현재 사망자는 159명, 실종자는 14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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