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시절.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헤어진 11살 소년이 있었다.
평소에 좋아하던 야구를 너무 하고 싶었으나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선뜻 할 수 없었다. 소년의 할머니는 자신의 쌍가락지를 전당포에 맡기면서까지 열정적으로 야구를 시켰다. 할머니는 손자를 ‘우리 야구선수’라고 부르며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 주고 소년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꿈을 키웠다. 그리고 먼 훗날 대한민국 최고의 야구선수 이대호가 된다. 할머니의 사랑과 응원덕분에계속 야구를 할 수 있었다는 이대호 선수. 만약 그에게 물질적, 정신적 조력자인 할머니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을까?
지금 인천에는 이대호 선수의 어린 시절과 닮은 아이들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야구가 재밌고 좋다는 아이들. 하지만 아이들은 주로 저소득층 가정으로 돈이나 불우한 환경 때문에 야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인천 온새로미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무상지원 유소년 야구단 ‘승리야구단’을 창단했다. 하지만 지원이 꾸준하지 않다보니 야구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물품도 부족하고, 연습할 장소는 더욱 없다. 아이들의 꿈을 이뤄줄 더 이상의 조력자는 없는 것일까. 얼마 전 기적처럼 승리야구단 아이들을 위해 인천을 방문한 팀이 있다.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위해 동행자로 나선 KRX야구단이다.
KRX야구단은 한국거래소의 사내동아리로 한스타 미디어가 주최하는 공직자와 연예인이 함께하는 야구 봉사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현재 야구봉사리그에서 KRX팀은 2승 1패를 기록 중.
이른 휴일 아침 직장인들로 구성된 KRX팀이 인천까지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그러나 자신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통해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이 이들을 움직였다. KRX 야구단이 아이들의 동행자가 된 이유는 윤영선 감독에게 날아온 한 통의 메일이 계기가 됐다. 야구를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재능기부를 펼쳐달라는 것이다. 이들의 재능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청각장애인 야구부가 만들어진 충주성심학교 야구단을 시작으로 신체장애인야구단까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찾아갔다. 그들은 단지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친선게임, 합동훈련 등 야구를 통해 서로 소통하고 친구가 되었다.
승리야구단과 KRX 야구단의 만남은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 실내연습장에서 이뤄졌다.
두 팀은 서로 스스럼없이 어우러졌다. 아이들의 마음은 이미 활짝 열렸고 마음은 설렘으로 부풀어 있다. 낡은 글러브와 배트 대신 반짝반짝 빛나는 새 글러브와 야구공을 받은 아이들의 눈빛들이 달라졌다.
온새미로 지역아동센터 박미애 센터장은 “2기 선배들이 쓰던 배트와 글러브를 물려받아 사용하고 있었는데, 1~2학년 때 쓰던 글러브는 낡고 헤져서 연습을 하다 보면 손도 다치고 손바닥도 빨갛게 될 정도였죠. 이번에 주신 용품으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야구연습을 할 수 있게 됐네요. 정말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KRX 선수들도 흐뭇하다.
KRX 야구단이 더욱 빛나는 것은 보여주기식 봉사가 아니라 진심을 담은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훈련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어 주는 것이다. 누구도 혼자의 힘으로 성공하지는 못한다. 또 누구도 혼자서 꿈을 이루기는 힘들다. 하고 싶은 야구를 하면서도 이웃을 행복하게 할 수 있어 기쁜 KRX야구단. 명랑하고 밝게 뛰는 승리야구단의 행보에 이름처럼 승리가 가득하길 바란다는 이들의 바람처럼, 정말로 아이들의 꿈이 파릇파릇 자라나길 소망해본다. KRX야구단과 승리야구단의 만남은 혼자의 힘으로 꿈을 실현시키기 어려울 때 함께 하는 행복한 동행이다.
행복한 동행은 혼자의 힘으로 꿈을 실현시키기 어려울 때 함께 하는 것이다.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