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이구락의 ‘아버지의 뒷모습’이란 시가 있습니다.
‘민들레 노랗게 피어난 들길/저만큼 앞서서/산을 내려가시는 아버지의 뒷모습/훤칠한 키에 늘 보기 좋았던/일흔이 넘어도 늘 정정하시던,/아버지의 걸음걸이/아, 오늘은 완연한 노인의 모습이다/(이하 생략)...’
아버지의 뒷모습을 마지막으로 본 적이 언제인가요?일요일 ebs 일요시네마(오후2:15) ‘마르셀의 여름’은 아버지에 관한 영화입니다. 그저 평범한 아버지에 관한...
▲ 금요일(8월1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는 ‘알래스카의 혼(North to Alaska, 1960, 감독: 헨리 해서웨이)’을 방송합니다.
캘리포니아와 알래스카 등에서 불었던 골드러시를 배경으로 금을 노리는 악당에게 맞서는 두 사나이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 입니다.존 웨인과 스튜어트 그레인저가 주연. 금광 선점을 위해서라면 갖은 술수는 물론 폭력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던 서부 개척자들의 거칠고 냉정한 삶이 묻어나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오해로 인해 알래스카까지 찾아온 한 여인의 마음을 두고 세 남자의 줄다리기가 벌어지면서 이야기에 흥미를 더합니다. 서부극이지만 영화 전반에 걸쳐 슬랩스틱 코미디와 로맨스가 어우러집니다,
-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2:10)이 준비한 작품은 ‘콘스탄트 가드너(The Constant Gardener, 2005,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입니다.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성격의 인권운동가 테사(레이첼 와이즈)와 정원 가꾸기가 취미인 조용하고 온화한 성품의 외교관 저스틴(랄프 파인즈)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케냐 주재 영국 대사관으로 발령을 받은 저스틴과 함께 하기 위해 테사는 결혼을 결심하고, 그곳에서 둘은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며 평온하고 행복한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거대 제약회사 쓰리비의 음모를 파헤치려는 테사와 그녀의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저스틴은 충돌하고, 테사의 유산으로 그들의 갈등은 깊어만 간다.
존 르카레가 쓴 베스트셀러 소설을 ‘시티 오브 갓’의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가 메가폰을 잡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입니다. 광활한 아프리카와 유럽을 배경으로 숨 막히는 서스펜스와 로맨스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룹니다.
▲ 토요일(2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시간엔 ‘허트 로커(The Hurt Locker, 2008,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가 안방을 찾아갑니다. 강추^^
허트 로커(hurt locker)는 미군에서 쓰이는 슬랭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물리적 혹은 감정적인 고통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38일 남은 로테이션 시점을 앞둔 이라크 파병 미군 EOD(Explosive Ordance Disposal, 폭발물 처리반) 분대원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입니다. 이들이 활동하는 ‘킬 존(Kill Zone)’은 폭발물이 설치된 지점으로부터 25m 이내의 거리를 의미합니다.
남성 감독을 능가하는 파워풀한 연출력으로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여성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의 작품. 여성감독 특유의 섬세한 심리묘사와 생동감 넘치는 연출을 통해 폭발물 제거반(EOD) 소속 군인들의 공포와 긴장감을 완벽하게 살려, 여성 감독 최초로 아카데미와 미국영화감독조합(DGA)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습니다. 82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서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등 6개 부문 수상.
▲ 일요일(3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선 ‘마르셀의 여름(La Gloire de mon pere / My Father's Glory, 1990, 감독: 이브 로베르)’을 방영합니다.
어릴 때 아버지는 우상이고 영웅이며 세상에서 가장 멋진 남자입니다. 그러나....
프랑스 남부의 평온하고도 소박한 모습을 간직한 자연과 마을을 배경으로 마르셀의 어린 시절 추억을 일인칭 시점의 내레이션을 통해 들려줍니다. 전지전능한 영웅으로만 보이던 아버지에 대한 아들의 인식이 변화하는 과정을 쫓아갑니다, 그리고 어른들의 모순, 거짓, 자기 합리화, 나약함에 실망하다가 이를 점차 이해하고, 결국에는 따라 하기까지 하면서 어른들의 세계를 수용하고 여기에 차차 편입되는 주인공의 모습을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마냥 천진난만한 동심의 세계를 보여주는 그림 같은 이야기라기보다 어찌 보면 씁쓸하면서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어린 시절 성장 과정을 통해 가정에서, 사회에서 경험하면서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깨달음과 변화를 따뜻한 시선으로 재치를 곁들여 그려내고 있습니다.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의 선택은 ‘알 포인트(2004, 감독: 공수창)’입니다.
흔히 만나기 힘든 전쟁 호러 영화입니다. 구성과 이야기 구조가 잘 어울린 수작입니다.
1972년, 베트남 전쟁의 막바지, 200명의 부대원 중, 혼자 살아남은 혼바우 전투의 생존자 최태인 중위(감우성)는 악몽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그의 본대 복귀 요청은 철회되고, CID 부대장(기주봉)은 그에게 비밀 수색 명령을 내립니다.
‘텔미썸딩’, ‘링바이러스’(1999) 등의 시나리오 작가 공수창의 감독 데뷔작입니다.(각본 공수창). 월남전을 배경으로 시도된 공포물. 실종된 전우를 찾아 나선 ‘알포인트’는 베트남전 당시 실재했던 군사 지역 명이자 저주받은 지역으로 통합니다. ‘알포인트’는 공간이 주는 미스터리와 단단한 플롯, 공수창만의 독특한 연출로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장르영화의 흥행이라는 성과를 남겼습니다.
▲ obs 주말 세 편도 살짝 엿보겠습니다.
- 금요시네마(밤 11:05)는 ‘알 포인트(2004, 감독: 공수창)’입니다. ebs 일요일 한국영화특선과 우연히 같은 작품입니다. 바로 위의 글을 참고하세요.^^
- 토요시네마(밤 11:05)는 ‘팬 도럼(Pandorum, 2009, 감독: 크리스티앙 알바트)’입니다.
새로운 행성을 찾아 마지막 인류를 태우고 떠난 우주선 엘리시움호. 깊은 수면에서 먼저 깨어난 페이튼 함장과 바우어 상병은 우주선에 타고 있었던 탑승객 6만 명이 모두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됩니다. 데니스 퀘이드, 벤 포스터 주연의 SF 스릴러. 청소년관람불가.
- 일요시네마(밤 10:10)는 ‘사일런트 힐(Silent Hill, 2006, 감독: 크리스토프 갱스)’입니다.
30년 전, 화재로 모든 것이 사라진 전설의 마을 ‘사일런트 힐’. 그곳에서 사라진 딸을 찾기 위해 로즈는 미스터리한 마을로 들어섭니다. 저 멀리 사라져가는 딸의 뒷모습을 따라 안개 속에서 헤매던 로즈. 그때 마을을 뒤덮은 안개와 잿빛 속에서 갑자기 사이렌이 울리자 거대한 어둠이 밀려오고 ‘사일런트 힐’은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바뀌어 버립니다. 라다 미첼, 로리 홀든, 숀 빈 주연의 판타지 스릴러. 청소년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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