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토요일 밤, OBS 경인TV OBS 토요시네마(11:25) 시간에 우린 심은하를 만날 수 있습니다. 1972년 생이니 그녀도 어느 새 마흔을 훌쩍 넘겼군요. 가수 김광석의 영정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은영화는 죽음을 앞둔 한 남자(정원, 한석규)의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깁니다.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사랑은 꼭 이루어지지 않아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을 사실감 있게 보여줍니다. 정말 사랑하는 작품입니다.^^
▲ 금요일(8월8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는 ‘허슬러(The Hustler,1961,감독: 로버트 로센)’ 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1950~60년대 우수에 젖은 푸른 눈의 폴 뉴먼을 보고 가슴앓이를 하는 여자들이 많았지요. 포켓볼 도박사로 선수의 꿈을 안고 살면서한 인간으로서 자아를 성취하는 과정의 각종 장애를 그린 작품입니다.폴 뉴먼은 이 영화를 촬영하기 전 성공과 실패를 오가며 활동하던 배우였지만, 이 영화로 인해 폭발적인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폴 뉴먼의 거칠면서 부드러운 매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에디’ 역은, 훗날 폴 뉴먼이 맡았던 유사한 반항아 안티히어로 배역들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뜨거운 양철 지붕위의 고양이(1958, 감독:리처드 브룩스)'도 폴 뉴먼의 반항아 이미지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명작입니다.
-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2:10)이 준비한 작품은 ‘레옹(Leon, 1994, 감독: 뤽 베송)’입니다. 한 열 번은 보셨지요? 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입니다.
기억나세요? 이 대사...
마틸다: “사랑해요. 내 첫 사랑 레옹”
레옹: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잠도 자고 뿌리도 내릴 거야”
한 손에 우유와 총이 든 가방, 한 손엔 화분을 든 킬러 레옹과 졸지에 고아가 된 열두 살 소녀 마틸다의 운명 같은 사랑을 그린 작품입니다. 나탈리 포트만의 깜찍하고 잔망스런 연기가 소름 돋습니다. 완전 절대 강추!! 포트만의 '블랙 스완(2010, 감독 대런 아로노프 스키)'도 급 댕기네요.^^
▲ 토요일(9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시간엔 ‘굿바이 칠드런(Goodbye Children, 1987, 감독: 루이 말)’을 방송합니다.
1944년 겨울 프랑스, 나치가 세운 비시 정권이 유대인 탄압에 앞장서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의 참상을 순진한 어린 아이의 시선을 통해 고발하고 있는데, 루이 말 감독이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바탕으로 각본을 쓰고 연출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과 달리 충격적인 장면이나 파란만장한 사건의 전개는 없습니다. 하지만 외딴 기숙학교를 주요 무대로 삼아 유대인과 관련된 나치의 만행뿐만 아니라 전력공급 중단, 식량 부족, 통금, 폭격과 공습경보 등 전쟁이 바꿔놓은 일상의 모습을 조용히 보여줍니다. 적극적인 부역자로부터, 심정적 동조자, 소극적 저항자,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유대인들을 보호하려 한 의인들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의 태도가 그려집니다. 끝으로 이 작품은 두 소년의 우정에 초점을 맞추어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쥘리앙과 장이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마음을 열고 우정을 쌓고 자신들의 의지와 상관없는 이별을 맞기까지의 과정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 일요일(10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선 지난주 '마르셀의 여름' 속편 격인 ‘마르셀의 추억(Le chateau de ma mere / My Mother's Castle, 1990, 감독: 이브 로베르)’입니다.
아직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세상 누구보다 높게 느껴지는 한 소년의 때 묻지 않은 유년시절을 그린 작품입니다. 친구와의 우정은 깊고 진실 되며 이성 친구와의 만남은 깨끗하고 순수합니다. 전편 '마르셀의 여름'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극적인 갈등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영화 개봉 당시 프랑스에서는 흥행기록을 세웠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뒀는데 그 이유가 뭘까요? 전편에선 마르셀의 탄생과 이모의 결혼, 여름방학을 맞아 놀러간 별장에서의 즐거운 추억들이 영화의 전부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겐 감정이 정화되는 기분을 맛볼 수 있지만 후편은 좀 다릅니다. 어떻게 다른 지는 일요일 낮에 확인하세요^^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의 선택은 재난 영화‘해운대( 2009, 감독: 윤제균)’입니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등이 주연이지만 조연 김인권의 존재감이 인상적입니다.
매년 여름 100만 인파가 모이는 대한민국의 대표 휴양지이자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한 공간인 해운대. 수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이 곳에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영화 '해운대'는 할리우드 재난 영화와 차별성을 보여줍니다. 기존 할리우드 재난 영화가 외적인 규모와 볼거리를 내세움과 동시에 단선적인 스토리 라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 '해운대'는 해운대라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로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 obs 주말 세 편도미리 엿보겠습니다.
- 금요시네마(밤 11:05)는 ‘킬러 에리트(The Killer Elite, 2011, 감독: 개리 맥켄트리)'입니다. 실패를 모르는 상위 2%의 킬러와 특수부대 비밀 조직 최고의 엘리트 요원, 그리고 반격에 반격을 거듭하는 진정한 프로들의 격돌을 다룬 트리플 액션물입니다. 제이슨 스타뎀, 클라이브 오웬, 로버트 드 니로 주연.
- 토요시네마(밤 11:25)는 제가 꼽는 우리나라 작품 중 최고의 사랑 영화입니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감독:허진호)’입니다.
불치병을 앓는 30대 중반의 사진사 정원과 20대 초반의 주차단속원 다림의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을 잔잔하고 담담하게 그린 허진호 ‘사랑’시리즈 1탄입니다. 2탄 ‘봄날은 간다(2001)’, 3탄 ‘외출(2005)’, 4탄 ‘행복(2007)’, 5탄 ‘호우시절(2009)’. 3탄부터는 재미없습니다. 안보셔도 됩니다.
철학자 김영민 씨가 ‘영화 인문학’이란 책에서 ‘8월의 크리스마스’를 해석하면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중략)
정원은 부치지 못한 편지를 남기고 죽는데, 그 편지 속에는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해준 당신에게 고맙단 말을 드립니다” 라는 고백이 담겨 있다. 물론 고마움의 대상은 정원 병을 알지 못한 채 소식 없이 사라져버린 그를 야속해하면서 떠나간 다림이지만, 정작 사랑을 간직한 채 떠날 수 있게 된 것은 정원의 짧은 삶, 즉 시간이라는 매개 때문이다. 다소 열퉁적게 말하자면, 정원과 다림의 사랑이 아름답게 마무리된 것은 시간이 그들의 사랑을 단절시켰기 때문이며, 그 단절 속에서 비로소 누릴 수 있었던 무지의 쾌락 때문인 것이다. 무지하기에 쾌락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대대의 쾌락은 무지에 기댄다. 그러나 열없더라도 다시 어기차게 말하자. 정원이여, 무지 속에 죽어 행복했던 연인이여!
- 일요시네마(밤 10:10)는 ‘데스 워터(水靈: Death Water, 2006, 감독: 야마모토 키요시)’입니다.
도쿄 서부에서 최근 몇 달 동안 의문의 자살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이를 취재하던 교코는 일련의 죽음들이 ‘물’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수백 년 전부터 내려오는 저주가 우리를 공포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이 저주는 인류종말의 전조일지도 모릅니다. 물이 주는 공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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