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샬롬”, “샬롬” 방화11 종합사회복지관에서 “샬롬”이란 말이 정겹다.
샬롬은 상대의 안부를 물으며 평화를 빌어주는 이스라엘 인사말. 샬롬 야구단과 KRX야구단이 나누는 인사다.
오늘 두 야구단은 서로에게 ‘특별한 파트너‘이다. 샬롬 야구단은 휠체어 장애인 12명으로 이루어진 야구단이다. 1995년 12월 15일 박기순 감독은 장애인 친구4명과 함께 ‘샬롬의 집을’ 세웠다. 샬롬의 집은 작은 집과 컨테이너박스로 이뤄져있고 그 두 채 사이의 좁은 마당이 홈그라운드이다. 시멘트 바닥이었지만 캐치볼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행복이다. 후에 지인들의 도움으로 야구용품과 유니폼을 제공받고 드디어 “샬롬 야구단”이 공식 출범을 했다. 현재 샬롬 야구단은 지체장애인과 지적장애인으로 이루어졌으며 30대부터 50대까지 모두 12명이 활동 중이다. 그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야구에 대한 열정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 중이다.
강렬한 태양이 빛나는 7월 아침, 한국거래소의 사내야구 동호회 ‘KRX야구단’ 회원들은 일찍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았다. KRX야구단은 친선 경기 전에 그들에게 필요한 야구용품을 먼저 전달했다. 샬롬 야구단은 아직 100% 후원으로 운영되는 개인 야구단이기 때문에 기부용품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자신들의 도움이 누군가에게 힘이 된다는 생각을 하니 KRX야구단의 마음이 흐뭇하다.
경기가 시작할 때쯤 바람이 선선하게 불고 햇빛도 줄어들어 야구하기 참 좋은 날씨라고 다 같이 입 모아 말한다. KRX야구단과 샬롬 야구단,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모두들 설레는 마음으로 몸을 풀었다. 처음 휠체어를 타고 경기에 임하는 게 낯선 KRX야구단. 그와 반대로 한 손으로도 능숙하게 배트를 휘두르는 샬롬 야구단 선수들의 모습에 모두가 놀란다. KRX 야구단이 휠체어에 익숙하지 않아 경기의 흐름은 샬롬 야구단 쪽으로 기운다. 1회 경기는 0:4로 샬롬 야구단이 이겼다. 경기는 점점 무르익어 가고 예상외로 KRX팀들이 휠체어에 잘 적응해 4회 초부터 연속으로 이겼다. 이 날 경기결과는 10:4로 아쉽게도 샬롬 야구단이 졌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 그들에게 승패는 중요하지 않았다. 함께 휠체어를 타고 페어플레이를 하는 샬롬 야구단과 KRX야구단의 모습은 진정한 스포츠 행복 나눔의 모습이었다.
특별한 경기를 경험한 KRX 야구단 선수는 “처음에 휠체어 타는게 재밌어 보이기도 했지만 직접 타서 타격을 하고 공을 던져보니 한발자국 움직이는 것이 쉽지 않았다”며 이어 “다리를 못 쓴다는게 이렇게 불편한 것인지 몸소 느끼게 해준 경험이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야구를 포기하지 않는 샬롬 야구단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친구처럼 함께 경기를 치러 즐거웠다는 샬롬의 박기순 감독, 그는 “장애로 인한 멍에로 아픔과 소외되고 외로운 저희 휠체어 장애인 샬롬 야구단에게 꿈과 활력을 주셔서 힘이 납니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은 튼튼한 팔과 다리가 아닌 뜨거움 가슴이라는 소중한 진리를 이번 경기를 통해 KRX야구단은 깨달았다. 장애는 더 이상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자신의 삶의 목표를 가로 막는 벽이 아니다. 프로들의 전쟁터, 미국 메이저리거에서 활동한 한 농아선수가 있다. 청력을 잃었지만 용기를 얻었다는 커티스 프라이드. 그는 말했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장애를 극복하며 야구를 즐기는 샬롬 야구단은 지금 하늘로 날아가는 공처럼 비상을 꿈꾸고 있다.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