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브라더' 이재수, 굴곡의 삶 '야수 체취'

남우주 / 기사승인 : 2014-08-14 19:3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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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삶을 거듭한 밴드 '저지브라더' 리더 이재수.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삶을 거듭한 밴드 '저지브라더' 리더 이재수.


3타석 1타수 1안타 2볼넷 2득점 1도루. 연예인 야구 성적으론 꽤 괜찮은 기록. 지난 9일 양주 백석체육공원 한스타 공직자-연예인 야구리그 외인구단과 국세청의 경기에서 가수 겸 배우 이재수를 만났다.

10여년도 훨씬 전 2010년 '음치가수(?)'로 유명세를 타며 데뷔한 이재수는 1년 후 1집 '이란(耳亂)'을 발표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홈'을 '컴배콤'으로 패러디해 법정분쟁을 일으키며 활동을 중단했지만 이재수는 '패러디 가수'라는 꼬리표를 얻었다.

이 후 '이재수 밴드'로 돌아왔지만 주변의 시선을 싸늘했고 반응은 차가웠다. 금전적 압박 등 개인 사정으로 다시 활동을 접어야 하는 곡절을 겪었다. 2006년 발표한 '빚쟁이'는 당시 시대와 자신의 상황을 절절히 대변한 곡이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돈이 없어 외부 행사 뛰어 겨우 살았다"고 고백한 바 있다.

밴드 '저지브라더' 공연 포스터. 밴드 '저지브라더' 공연 포스터.


여전히 가난했지만 음악인 이재수는 2010년 12인조 밴드'저지브라더'를 결성하고 1집 '새벽에 뭐했었니?'로 컴백했다. 패러디 꼬리표를 떼고 정식 가요로 돌아온 것이다. 타이틀곡 'Sorry' 뮤직비디오 시나리오와 감독을 직접 맡아 화제를 모았던 이재수는 '저지브라더'의 리더로서 인디밴드계를 평정했다. 실력파 밴드로 자리잡은 '저지브라더'는 현재 홍대 클럽 등에서 알아주는 밴드로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밴드 음악은 라이브로 평가받아야 한다'는게 지론인 이재수는 내달 말 3곡이 수록된 EP앨범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중 한 곡은 홍경민의 '유어 마이 러브'가 들어간다며 그와의 친분을 과시했다.

이재수가 연출한 단편영화 '초대' 한 장면.(저지브라더 제공) 이재수가 연출한 단편영화 '초대' 한 장면.(저지브라더 제공)


한편 이재수는 지난 해 2월 단편영화 '초대(Invitation)'를 발표하고 감독으로 데뷔했다. 스릴러 장르인 '초대'를 통해 인간이 가진 호기심으로 인한 이기적 심리를 표현해 보고 싶었다는 이재수는 장편영화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시나리오 작업 중이라고 했다.

야구는 그에게 애와 증의 대상이다. 2010년 이기스야구단에서 출발한 그의 연예인 야구는 시작부터 고난이었다. 연예인리그 첫 출전 경기에서 그는 큰 부상을 당했다. 왼쪽 무릎 인대 두 개가 끊어지는 지체장애 6급의 중상이었다.야구를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1년의 재활생활이 지나고 살만하다 싶을 때 외인구단 감독 김현철이 입단을 권유했다. 사회체육학과를 졸업할 정도로 스포츠에 재능이 있었던 그는 2012년 외인구단에 입단했다.

'방망이 거꾸로 들어도 5할'이라고 타격을 자랑하는 이재수는 "지체장애인이니 만큼 무리하지 않고 가볍게 하려 한다"며 "삼진도 잘 안 당한다. 다만 병살은 좀 있다"고 밝혔다. 병살이 많은 이유는 부상 때문에 빨리 달리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투수도 하고 싶어 가끔 마운드에 오른다는 그는 "짧게 던지지만 계속 던지기 위해 연습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음악과 야구에서 온갖 우여곡절의 삶을 겪어온 그에게서 야수같이 강인한 남성의 체취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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