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기준 신생아 100명 중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5명이라고 합니다. 결혼, 취업 등으로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도 200만 명에 달합니다. 대한민국은 이제 ‘다민족 국가’로 변해갑니다. 8월25일 오후 6시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프로야구 은퇴선수와 연예인 올스타 팀이 다문화 가정 초청, 자선 야구대회를 한다는군요. 응원합니다.
이번 주 강력 추천작은 이창동 감독의 ‘밀양’(ebs 밤 11시)을 주저 없이 선택합니다. 용서와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금요일(8월22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에서는 ‘잘 가요 내 사랑(Farewell My Lovely, 1975, 감독: 딕 리처즈)’을 방영합니다.
1940년대 미국 LA의 뒷골목 문화를 스크린하는 범죄 미스터리물입니다. 크리스 미첨 아빤가요? 로버트 미첨이 한량한 사립탐정으로 나옵니다.
가출 청소년이나 남편을 찾아주는 시시한 일을 하는 사립탐정, 필립 말로우(로버트 미첨)는 은행 강도로 7년을 복역한 무스로부터 연락이 끊긴 애인, 벨마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습니다. 벨마를 찾는 과정에 필립과 무스는 살인 혐의를 받고 쫓기지요. 영화는 관객으로 하여금 어둡고 지저분한 당시 로스앤젤레스의 거리를 음미하며 수수께끼를 풀어가게 만듭니다.원작은 탐정소설로 유명한 레이몬드 챈들러의 ‘Murder, My Sweet (안녕, 내 사랑, 1944)’.
- 같은 날 kbs1 명화극장(밤 12:10)도 범죄 스릴러물을 준비했습니다. ‘데이비드 게일(The Life Of David Gale, 2003, 감독: 앨런 파커)’입니다.
젊고 유능한 철학교수 게일(케빈 스페이시)이 제자 성폭행과, 사형제도 폐지 운동 단체인 '데스워치'(Death Watch) 동료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받습니다. 6년간의 법정 투쟁과 수감 생활도 헛된 시간입니다. 사형 집행일을 5~6일 앞두고 변호사를 통해 인터뷰 요청을 합니다. 게일이 살해범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인터뷰 하던 블룸(케이트 윈슬렛)은 인터뷰를 진행하며 점점 더 그가 무죄이며 누군가의 음모로 누명을 쓴 것 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그의 무죄를 입증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3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빗시 블룸은 게일이 무죄임을 확신하고 남은 시간동안 그를 사형대로부터 구해 내기 위한 모든 노력을 기울입니다.
▲ 토요일(23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는 ‘질주(The Robber, 2010, 감독: 벤야민 하이젠베르크)’를 선택했습니다. 독일-오스트리아 합작 영화입니다.
마라톤 선수이자 은행 강도, 그리고 살인범이었던 오스트리아 출신 요한 카스텐베르거의 실화를 다룬 마르틴 프린츠의 소설을 영화화했습니다. 마라톤에 집착하고 여가 시간에는 은행을 터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자신을 몰아가면서 삶의 이유와 희열을 얻었던, 마치 폭주기관차처럼 자멸의 길을 질주했던 한 남자의 짧은 인생을 담담하면서도 냉정하게 그렸습니다.
이 영화는 마틴 프린즈의 동명 실화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2010년 제 8회 자그레브 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고, 48회 뉴욕영화제(2010), 59회 멜버른국제영화제(2010) 공식 초청작이었습니다. 또한 11회 전주국제영화제(2010)와 60회 베를린영화제(2010) 경쟁부문 후보작으로 선정된 작품이기도 하구요.건조하지만 아름다운 영상과 할리우드의 액션 신에 버금가는 추격전이 한데 얽혀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우리는 초반 10분 만에 등장인물을 다 파악할 수 있는 영화에 길들여져 있지만 이 작품의 스릴은 관찰에 있다’ 감독 하이젠베르크의 말입니다. 강추합니다.^^
▲ 일요일(24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선 조디 포스터, 주윤발 주연의 ‘애나 앤드 킹(Anna And The King, 1999, 감독: 앤디 테넌트)’입니다. 당시 조디 포스터가 개런티 1,500만 달러를 받아 화제가 됐습니다.
시암왕국(태국)의 몽꿋 국왕과 영국인 가정교사 애나 레노웬스에 관한 실화는 1946년, 1956년, 그리고 1999년, 세 차례 영화화 됐지요. 그 중 1956년에 제작된 율 브리너와 데보라 카 주연의 뮤지컬 영화 ‘왕과 나(The King And I, 감독: 월터 랭)’는 'Shall We Dance?'라는 주제곡으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주윤발이 분한 몽꿋 국왕과 어린 태자(이후 출라롱콘 왕)는 태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인물들입니다. 실제로 몽꿋의 통찰력과 애나의 가르침에 힘입어 출라롱콘 국왕은 시암의 독립을 지켰고, 노예제를 폐지했으며 종교의 자유를 확립했습니다. 그런데 태국에서는 국왕과 영국 가정교사의 러브스토리 자체를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서양 여자가 오만하게 자신들의 신성한 왕을 모욕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본 작품은 태국 현지촬영이 불가능해서 말레이시아의 한 골프장에 세트를 설치해서 촬영했습니다. 또한 왕실에 대한 왜곡과 과장이 심하다는 이유로 태국에서는 상영조차 금지됐다는군요.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의 고른 작품은 ‘밀양(Secret Sunshine, 2007. 감독:이창동)’입니다. 연기 달인 전도연, 송강호가 호흡을 맞춥니다. 이번주 최고 절대 완전 강추 작입니다. 평생 열 번 이상 보셔도 좋습니다.
경남 밀양을 배경으로 남편을 잃은 한 여인이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내려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 하나, 뜻밖의 사고로 하나뿐인 아들마저 잃고 절망하는 내용을 그린 작품입니다.
해설은 철학자 김영민의 ‘영화인문학’을 인용하겠습니다.
(중략)
자해한 후 병원에서 퇴원한 신애가 들른 미장원에는 소녀원에서 갓 출옥한 그 딸이 “학교를 때리(려) 치운 채” 미용사로 일하고 있었다. 딸은 신애의 머리카락을 반쯤, 그것도 왼손으로 깎아줄 수 있었다. 머리를 깎다 만 신애가 미장원을 뛰쳐나왔다는 사실은 내겐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보다 중요한 사실은, 피해자 어머니의 머리카락을 가해자의 딸의 손에 맡긴 그 짧은 순간 속의 ‘빽빽한 빛(密陽)’이기 때문이다.
신애는 자신에게 용서의 힘을 준 바로 그 신에 의해 ‘명시적으로’ 용서를 도난당했다. 그러나 신, 혹은 나르시시즘을 매개로 한 살인자와 신애의 용서 게임은 결국 현실에 이르지 못한다. 그 현실은 살인자의 딸이 겪는 세속의 상처와 더불어 되살아난다. 신애는 왼손의 그녀에게 자신의 머리카락을 반(半)만 맡김으로써 ‘묵시적으로’ 용서를 되찾는다.(이하 생략)
▲ obs 주말 세 편도 미리 엿보겠습니다.
- 금요시네마(밤 11:05)는 ‘열두 살 샘(Vivir para siempre, Ways To Live Forever, 2010, 감독: 구스타보 론)’입니다. 12살 시한부 소년이 예정된 죽음 앞에서 3개월 동안 자신의 유쾌한 버킷리스트를 실행하는 모습을 그린 감동 드라마입니다.
- 토요시네마(밤 11:05)는 ‘와일드 카드(Wild Card, 2003, 감독: 김유진)’입니다. 정진영, 양동근, 한채영 주연이구요. 강력반 형사들의 생활과 애환을 그린 액션 스릴러물입니다.
- 일요시네마(밤 10:10)는 ‘스플라이스(Splice, 2009, 감독: 빈센조 나탈리)’입니다. 의학계와 과학계는 물론, 세상을 놀라게 만들 경이로움을 선사하고 싶었던 과학자 부부가 인간 여성의 DNA와 조류, 어류, 파충류, 갑각류의 유전자를 결합하는 금기의 실험을 강행해 신 생명체인 ‘드렌’을 탄생시킵니다. 그러나 그 결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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