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영화협회(BFI)의 기관지, 사이트 앤 사운드(Sight & Sound)가 1952년 창간 이후부터 10년에 한 번씩 세계의 역대 영화들 중에서 ‘베스트 250’을 선정, 발표합니다. 소개합니다. 1952년 첫 해는 ‘자전거 도둑(감독: 비토리오 데시카)’, 1962년, 1972년, 1982년, 1992년, 2002년 5회 연속 ‘시민 케인(감독: 오슨 웰즈)’이 차지합니다, 2012년에는 1982년 7위, 1992년 4위, 2002년 2위였던 ‘현기증(감독: 알프레도 히치콕)’이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 ‘현기증’을 만나보시지요. 그리고 토요일에는 ‘대부’시리즈 완결편 ‘대부3’도 강력 추천합니다.
▲ 금요일(11월28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은 ‘현기증(Vertigo, 1958, 감독: 알프레도 히치콕)’입니다.
프랑스 소설 <죽음의 입구(D'Entre les Morts)>를 영화한 것으로 히치콕의 작품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시민 케인’ ‘도쿄 이야기(오즈 야스지로)’와 더불어 세계 걸작 영화 1위를 다투는 명작 중의 명작입니다.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전직 경찰 스카티(제임스 스튜어트)는 대학동창의 부인 매들린(킴 노박)을 감시하는 임무를 맡다가 그녀에게 반하고 맙니다. 하지만 망령에 시달리는 그녀는 성당의 높은 종탑에서 뛰어내리지요. 고소공포증 때문에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그는 죽은 여자와 똑같이 생긴 여자 주디(킴 노박)를 만나면서 활력을 되찾습니다. 하지만 자살한 옛 여인에 대한 집착은 새로 만난 여자에게 죽은 여인과 똑같은 머리와 옷차림까지 강요하게 되고 두 사람의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습니다. 사랑하던 여인은 알고 보니 실체가 아닌 가공된 이미지의 가짜였고, 막상 그 실체에게는 실체가 연기했던 가공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요구합니다. 현대사회에서 ‘아바타’라는 명칭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활동하는 ‘자아’는 이미 현실이 자아 이상의 가치와 존재감으로 대접받고 있지만 긍정적인 면 이상으로 부정적인 면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놀랍게도 사이버 공간의 대표적인 장소인 온라인 게임에서는 자신을 대변하는 아바타 때문에 현실세계에서 다툼이 일어나기도 하고, 살인사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히치콕은 이미 반세기 전에 가상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추락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꼬집었습니다. 반전을 그 작품의 중요 이슈로 부각시키는 경우는 많지만, ‘현기증’은 그 반전을 이루기까지의 과정과 그 이후의 비극 또한 강렬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안보시면 후회합니다.
- 같은 날 kbs 1 명화극장(밤12:20)에서는 우리 영화 ‘오아시스(Oasis, 2002, 감독: 이창동)’를 편성했습니다.
형 대신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서 갓 나온,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청년 홍종두(설경구)와 뇌성마비 장애우 여성 한공주(문소리)의 사랑을 그린 멜로드라마입니다.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남자인 종두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공주가 그려나가는 사랑이란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전화 통화를 시작하고 종두의 형이 운영하는 카센터에서 데이트를 하고 함께 짜장면을 먹기도 하면서 둘은 서서히 감정을 주고받습니다. 사랑 안에서 공주는 정상인으로 걷고 웃고 말하며, 사랑 안에서 종두는 사랑하는 한 여자를 가슴에 보듬는 듬직한 남자입니다. 둘은 오아시스 그림 앞에서 춤을 추고 사랑을 나누지만 운명은 때로 잔인하게 엇갈립니다.
이창동 감독은 연출의 변에서 이렇게 밝힙니다. “오직 두 사람만이 나누어 갖고 경험하는 판타지”로서의 사랑을 보여주며, 그 사랑은 “지극한 주관성으로 인해 늘 그것을 둘러싼 객관성과 충돌하고 싸우는” 것이라고.
▲ 토요일(11월29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0)시간엔 지난 주 예고한대로 ‘대부 3(Mario Puzo's The Godfather 3, 1990, 감독: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입니다.
전 세대인 비토 코를레오네(1부 말론 브란도, 2부 로버트 드 니로)의 뒤를 이어 대부의 자리에 오른 마이클(알 파치노)의 말년을 그린 작품입니다. 무자비한 방식으로 권력을 거머쥔 그가 어떻게든지 과거를 만회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과 그의 뒤를 이어 다시 코를레오네 패밀리를 이어갈 빈센트(앤디 가르시아)의 활약을 담았습니다. 미국 정계는 물론 바티칸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던 대부의 죽음을 끝으로 장장 두 세대에 걸친 한 마피아 패밀리의 역사가 완벽하게 매조지됩니다.
비록 ‘대부’ 3부작을 완성하는 작품이기는 하나, 감독 코폴라가 “1, 2부로 이미 ‘대부’는 완성됐다”고 했을 만큼 ‘대부 3’은 애초에 계획에 없던 작품이었습니다. 평론계나 대중들의 평가 역시 전작들에 비해서 크게 떨어지는 편. 전작 두 편과 달리 미국 의회에 보관되는 미국 국립영화등기부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 3’은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앤디 가르시아), 촬영상, 편집상 등 미국 아카데미상 7개 부문 후보로 올랐고,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도 역시 7개 부문 후보로 올랐습니다.
▲ 일요일(11월30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만날 수 있는 작품은 ‘리멤버 타이탄(Remember The Titans, 2000, 감독: 보아즈 야킨)’입니다.
1960년대의 시민권 운동이 막 끝나고 흑백고교가 통합되던 1971년의 버지니아 주를 배경으로, 인종 차별을 극복한 고교 풋볼 팀의 실화를 감동적으로 그린 휴머니즘 드라마입니다. 연기, 얼굴이 모두 되는 배우, 덴젤 워싱턴이 주연입니다.
-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선 김현식의 노래로 더 유명한 같은 제목의 ‘내 사랑 내 곁에(2009, 감독: 박진표)’가 전파를 탑니다. 하지원, 김명민이 호흡을 맞춥니다.
몸이 조금씩 마비되어가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종우(김명민). 유일한 혈육인 어머니마저 돌아가시던 날, 종우는 어린 시절 한 동네에서 자란 장례지도사 지수(하지원)와 운명처럼 재회하고 사랑에 빠집니다. 영화는 루게릭병과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종우와 그의 곁을 지키는 지수의 심금을 울리는 사랑 이야기를 통해, 아직까지 치료법이 없어 사회적 관심이 절실한 루게릭병에 따뜻한 관심을 호소합니다.
김명민은 촬영기간 동안 180cm의 키에 체중이 52k가 되기까지, 무려 20kg 이상을 감량하는 놀라운 집념을 보였습니다.
▲ obs 주말 영화도 미리 슬쩍 엿보겠습니다.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쉬즈 더 맨(She's the Man, 2006, 감독: 앤디 픽맨)’을 방송합니다. 축구를 사랑하는 여고생 비올라 존슨은 자신의 축구팀이 학교에서 해체되자, 쌍둥이 남매 세바스찬 대신 그가 다니는 사립 기숙고등학교의 축구팀에서 2주간 뛸 결심을 합니다. 남자로 축구하는 여고생의 아슬아슬한 사랑과 축구이야깁니다. 아만다 바인즈, 채닝 테이텀 주연.
- 일욜 obs시네마(밤 10:10)는 ‘레드 라이트(Red lights, 2012, 감독: 로드리고 코르테스)’를 방영합니다. 심령술은 모두 사기에 불과하다고 믿는 천재 물리학자 톰 버클리(킬리언 머피)와 그가 보좌하고 있는 냉철한 심리학자 마가렛 매티슨(시고니 위버)은 은퇴 후, 30년 만에 돌아온 세계적인 심령술사 사이먼 실버(로버트 드 니로)가 가진 놀라운 능력의 정체를 파헤치기 위한 실험을 합니다. 실버의 심령술을 만난 과학자와 심리학자의 반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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