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감성 느와르 ‘초록물고기’ 강추

서 기찬 / 기사승인 : 2015-07-02 09: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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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첫 주말입니다.
2015년이 딱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벌써 6개월이 흘렀냐고 생각하시는 사람도 있고 아직 6개월이 남았다고 느끼시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고 똑같은 것이지만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에 따라 짧게 느껴지기도, 길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떤가요? 당신은?
이번주도 좋은 작품이 많습니다. 명품들이라 대개 보셨던 작품이지만 다시 보면 또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들입니다. 일요일 밤에 방송하는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를 추천합니다.^^

황야의 7인

▲ 금요일(3일) ebs 고전영화극장(밤 10:45)이 선택한 영화는 ‘황야의 7인(The Magnificent Seven, 1960, 감독: 존 스터지스)’입니다.
율 브린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로버트 본... 감히 이름만 들어도 소름 돋는 명배우들이 우르르 총잡이로 나옵니다.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일본 영화 ‘7인의 사무라이(七人の侍, Seven Samurai, 1954)를 미국식 서부극으로 리메이크한 작품입니다.
서부영화의 영원한 테마인 선과 악의 대결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그와 동시에 어느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떠돌며 총으로 먹고살아야만 하는 총잡이들의 고독함과 고뇌를 그리고 있습니다. 감독 존 스터지스는 캐릭터를 주축으로 한 드라마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황야의 7인’ 역시 살벌한 총격전 가운데서 꽃피는 마을 주민들과의 유대감과 겉으론 무뚝뚝하지만 내면은 지극히 인간적이고 따뜻한 총잡이들의 우애가 잘 녹아들어 있는 작품입니다.
2013년에 서부영화로서 소장 가치를 인정받아 국립영화등기부에 올랐으며, 엘머 번스타인이 작곡한 테마곡은 이 작품을 모르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합니다.

데드 맨 워킹

▲ 토요일(4일) ebs 세계의 명화(밤 11:05)에서는 ‘데드 맨 워킹(Dead Man Walking, 1995, 감독: 팀 로빈스)’을 준비했습니다. 연기로 둘째라면 서러워 할 연기파 수잔 새런든, 숀 펜이 호흡을 맞춥니다.
미국에서 사형제 폐지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헬렌 프레전 수녀의 동명 논픽션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살인을 저지른 극악한 죄수를 놓고 국가 권력이 또 다른 살인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사형제에 대해 숙고하게 합니다. 찬성도 반대도 모두 저마다의 입장이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치우치지 않은 시각을 유지하면서, 인간의 본질, 화해와 용서, 속죄와 진실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팽팽한 긴장감을 잃지 않게 하는 헬렌 수녀 역의 수잔 새런든과 사형수 폰슬렛 역의 숀 펜의 명연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린 카드

▲ 일요일(5일) ebs 일요시네마(낮 2:15)에서 기다리는 작품은 ‘그린 카드(Green Card, 1990, 감독: 피터 위어)’입니다. 프랑스의 연기파 제라르 드빠르디유와 제가 좋아하는 지성미의 앤디 맥도웰이 출연합니다.
‘기회의 땅’인 미국에 정착하려는 인구가 급격히 늘던 80~90년대에 위장 결혼 또한 빈번한 문제였는데, 이 영화는 그 문제를 소재로 삼아 남녀 간에 싹트는 사랑을 주제로 하였습니다. 위장 결혼 부부의 영주권 사기극이라는 주제는 로맨틱 코미디 소재로 다소 진부할 수 있지만, 앤디 맥도웰과 제라르 드빠르디유라는 두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하여 예상 외로 많은 수익을 거뒀고 골든 글로브 작품상까지 수상했습니다.


초록물고기- 같은 날 ebs 한국영화특선(밤 11:00)에서는 ‘초록물고기(Green Fish, 1997, 감독: 이창동)’를 골랐습니다. 한석규, 심혜진, 문성근, 명계남 등이 나옵니다.
1997년 개봉 당시 홍보 카피는 ‘한국영화계를 뒤흔든 충격의 느와르!’였습니다. 네, 충격이었습니다.
미애(심혜진)를 정부로 항상 곁에 두려하는 배태곤(문성근), 그리고 미애를 순수하게 사랑하는 막동(한석규), 배태곤 밑에서 일하게 되는 막동을 사랑하지만 순수한 사랑을 느끼려는 미애, 이 세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실타래처럼 엉킵니다. 매사건마다 연결되고 꼬이는 이들은 ‘운명이라는 어항 속에 갇힌 물고기들’처럼 운명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초록물고기’는 슬프면 슬픈 대로, 잔인하면 잔인한 대로 인생을 보여줍니다. 고향, 가족, 전통, 순수...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있는 어둡고 허무한 현실 속 우리의 치열한 삶을 보여주며, 그 현실을 꼬집는 것이 아닌 사실 그대로를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당시 한국 최고의 영화배우와 스태프가 모여 완성한 작품입니다. 그들이 완성해낸 슬프고 잔인하며 감동적인 한국적 누아르는 1997년 최고의 한국영화라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초록물고기’는 한국 리얼리즘을 말하며, 한국적 누아르를 향하며, 젊음의 순수를 그렸습니다.
한석규는 1997년 출연한 ‘접속’ ‘넘버3’가 잇달아 개봉하며 국내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합니다.

* 주말 obs시네마 두 편도 미리 볼까요?

- 토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미스트(The Mist, 2007, 감독: 프랭크 다라본트)’를 방송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평화로운 마을을 덮친 정체불명의 괴물들과 인간의 사투를 그린 스티븐 킹 원작의 몬스터무비입니다. 마트에 갇힌 마을 사람들은 안개와 함께 다가오는, 믿을 수 없는 괴물들의 등장으로 목숨의 위협을 받고,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합니다.

- 일욜 obs시네마(밤 10:10)에서는 ‘알 포인트(R-Point, 2004, 감독: 공수창)을 편성하였습니다.
최초의 베트남 배경 밀리터리 호러입니다. 한국적 극한 공포의 새로움을 일깨워낸 영화입니다. 흔적 없는 병사들을 찾아 나선 9명의 수색대는 돌아 올 수 없는 공포와의 전쟁을 시작합니다. 감우성, 손병호, 박원상, 오태경 등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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