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명대사] (42)

"그럼, 나 좀 사랑해줄래요? 나 죽기 전까지만. "
- 영화 '하늘정원(2003, 감독 :이동현)' 영주(이은주)의 말.

지난 2월 22일은 배우 이은주(1980~2005)가 세상과 이별한 지 11년째 되는 날입니다. 2005년 스물 여섯의 짧은 삶을 마감하게 만든 그녀의 압박과 불안, 한은 무엇이었는지...
영화 '하늘정원'에서 이은주는 자기의 죽음을 본 걸까요? 영화 속 영주는 밝고 맑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입니다. 위암으로 시한부 통보를 받은 그녀와 의사 오성(안재욱)의 사랑이야깁니다. 더불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쉼터(하늘정원)를 통해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사연을 그립니다.

1996년, 피아니스트를 꿈 꾸었던 군산의 당구장 집 딸은 학생복 모델 선발대회서 은상을 받습니다. 그 해 소녀는 교복 CF와 이듬해 청소년 드라마에 출연하며 연예계 첫 발을 내딛습니다.
이은주는 1998년 SBS 드라마 '백야 3.98'에서 아나스타샤 심은하 어린 역을 맡아 시청자들에게 강한 존재감을 알리기도 햇습니다.
그리고 1999년 영화 '송어'에서 강수연 동생, 세화로 스크린에 데뷔합니다. 이후 그녀는 '오! 수정(2000)'에서 '이은주'란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합니다. '오! 수정'은 그해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부문에 초청됩니다.
자신의 운명을 예고한 듯한 작품, '번지 점프를 하다(2001)'에서 사랑할 수밖에 없는 여자 태희로, '연애소설(2002)'에선 차태현, 손예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활달한 경희로 살아갑니다.
그 후 그녀는 '하늘정원(2003)' 영주로, '태극기 휘날리며(2004)' 순박한고 청순한 영신으로, '주홍글씨(2004)' 도발적이고 매혹적인 가희로 불꽃같은 연기를 선보입니다.
2004년 드라마 '불새'에선 이서진 상대인 이지은 역으로 30% 넘는 시청률을 이끌며 그 해 mbc 최우수여자 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하얀 도화지 같은 여자, 깊은 눈, 해맑은 미소, 불같은 열정으로 여전히 가슴에 남아 있는 그녀가 보고 싶습니다.

" '주홍글씨' 를 찍으면서 지금까지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배우들은 작품 하나 할 때마다 그 캐릭터에 빠져들잖아요. 예외가 없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도 없구요. 그런데 나는 조금 더 심한 것 같아요. 아니, 많이 심해요. 거의 중독 수준이죠."
- 이은주, 2004년 10월 어느 인터뷰 중에서.

[저작권자ⓒ 한스타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