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TV영화] ‘카포티’, ‘흐르는 강물처럼’ 볼 만^^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3-31 08: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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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4월1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방영할 작품은 지난 주 1부에 이어 ‘십계 2부(The Ten Commandments, 1956, 감독: 세실 B. 데밀)’입니다. 찰턴 헤스턴, 율 브리너, 앤 백스터, 이본느 드 카를로 등 출연.광야를 헤매던 모세는 이방의 제사장 이드로 가족을 만나 그의 첫째 딸 십보라와 결혼하고 목자로 살게 됩니다. 신이 살고 있다는 불타는 시내 산에서 신의 계시를 받은 모세는 히브리 노예들을 해방시키기 위해 파라오가 된 람세스를 찾아가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합니다.1956년에 제작되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로 촬영된 히브리 노예들의 이집트 탈출 장면과 홍해가 갈라지는 장면은 장관이 아닐 수 없습니다.


- 2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가 선택한 작품은 ‘카포티(Capote, 2005, 감독: 베넷 밀러)’입니다.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캐서린 키너, 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 등 출연.
1959년 11월 미국 캔자스주의 외딴 마을 홀컴에서 일가족 4명이 몰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신문을 통해 이 사건을 접한 소설가 카포티(필립 세이모어 호프만)는 이 사건에 작가로서의 호기심을 갖습니다. 카포티는 영화화도 된 바 있는 소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을 비롯한 소설 등을 써 오 헨리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뉴욕 사교계의 재담꾼입니다. 성공 가도를 달리던 그가 끔찍한 살인 사건에 흥미를 보인 것이지요.
실존 인물이었던 소설가 카포티의 전기 영화로 카포티가 1965년에 발표한 논픽션 소설 <냉혈한>을 집필하게 된 과정과 심리 묘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합니다.가해자인 페리 스미스(클리프톤 콜린스 주니어)에게 서서히 다가가 작품을 완성하고 싶은 작가 카포티는 그 자체로 작가적 야망으로 똘똘 뭉친 냉혈한으로 보일 법도 합니다. 하지만 영화는 유년기의 아픔을 간직한 페리와 마찬가지로 어린 시절 가족으로부터 버림받은 카포티의 상처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그럼으로써 선악의 구분으로 카포티와 페리를 섣불리 규정하지 않습니다. 극 중에서 카포티가 페리를 두고 한 말은 의미심장합니다. “페리와 나는 어렸을 때부터 같은 집에서 자란 것 같았어. 그런데 어느 순간 나는 앞문으로, 그는 뒷문으로 나간 것 같았지.”


- 3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흐르는 강물처럼(A River Runs Through It, 1992, 감독: 로버트 레드포드)’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크레이그 셰퍼, 브래드 피트, 톰 스커릿 등 열연.
노먼 맥클레인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1900년대 초, 미국 몬태나 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플라이낚시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외에는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두 형제를 통해 가족 간의 사랑을 서정적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기존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고집하는 형 노먼과 현실을 극복하고 그 안에서 자유로움을 즐기는 동생 폴은 서로의 눈에 비친 상대방의 인생을 쉽게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아들을 잃은 후, 아버지 맥클레인 목사가 전하는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어도 완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이 가족’이라는 메시지는 이 영화의 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플라이낚시를 하는 멋진 장면이 담긴 포스터로 더 많이 기억되는 ‘흐르는 강물처럼’ 은 1900년대 초, 몬태나의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세 부자의 가족사를 잔잔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특히 폴이 자신만의 리듬으로 플라이낚시를 하는 모습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손꼽힙니다. 이 영화는 극 중, 자유분방한 동생 폴 역할을 맡은 브래드 피트의 젊은 시절을 볼 수 있는 영화로 잘 알려져 있으나, 최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조셉 고든 래빗의 아역시절이 담겨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그는 극 중에서 폴의 형 노먼의 어린 시절을 연기합니다. 다시 보아도, 서너 번 보아도 또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강추^^


- 3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우리 형(2004, 감독: 안권태)’을 편성했습니다. 원빈, 신하균, 김해숙, 이보영 주연.
부산 토박이이자 영화 ‘친구’의 조감독 출신인 안권태 감독의 데뷔작. 신하균과 원빈이 형제로, 중년 연기자 김해숙이 어머니 역할로 출연한 바람 잘 날 없는 연년생 형제의 갈등과 화해를 그린 감성 드라마입니다.
제작초기부터 영화계의 관심을 한 몸에 ‘우리 형’은 시나리오에 대한 소문과 함께 신하균-원빈이라는 톱 배우들의 캐스팅이 한몫을 했습니다. 당시 ‘태극기 휘날리며’ 이후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원빈과, 충무로에서 자타가 공인 연기파 배우 신하균은 그 이름만으로도 영화의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신하균은 특유의 해맑은 이미지와 특수 분장을 감행할 정도의 투혼으로 '아픔을 가진 천사표 형'을 만족스럽게 연기했습니다. 그리고 원빈은 그동안의 여린 이미지를 벗고 '터프하고 단순한 꼴통 동생'을 놀랄 만큼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영화의 재미를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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