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리즈 테일러-메릴 스트립을 만나는 날^^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5-12 08: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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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13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클레오파트라 1부(Cleopatra, 1963, 감독: 조셉 L. 맨케비츠)’입니다. 2부는 다음 주 금요일(20일)에 방송합니다.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처드 버튼, 렉스 해리스, 로버트 스티븐슨 등이 나옵니다.
‘세계의 연인’ 리즈 테일러는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통해 다섯 번째 남편 리처드 버튼을 만나 1964년 결혼식을 올렸으나 1974년 헤어집니다. 1975년 두 사람은 재회 후 재결합하지만 이듬해 다시 이혼을 합니다. 1984년 8월, 리처드 버튼이 세상을 떠날 때 리즈 테일러는 통곡에 가까운 슬픔을 토해냈다고 합니다. 두 사람이 미운 정, 고운 정 모두 들어 열렬히 사랑했던 것만큼은 사실인 듯싶습니다.
카이사르의 시대부터 옥타비아누스, 안토니우스, 레피두스의 삼두정치, 그리고 옥타비아누스가 결국 최후의 승자로 남아 로마의 초대 황제로 오르는 발판을 마련하기까지의 숨 가쁜 역사적 현장에 서 있었던 클레오파트라의 삶을 다룬 이야기 입니다.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라는 당대 최고 권력자들과의 사랑과 로마와 세계를 손에 넣고자 하는 정치적 욕망에 온몸을 던졌던 클레오파트라는 당시 역사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주역으로 자리 잡았습니다.시대극을 좋아하거나 리즈 테일러 팬이라면 놓쳐서는 안 될 작품.


- 14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가 선택한 작품은 ‘작은 신의 아이들(Children of a Lesser God, 1986, 감독: 랜다 헤인즈)’입니다. 윌리엄 하트, 마리 매트린, 파이퍼 로리, 필립 보스코 등 출연.
누군가의 좋은 의도가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때가 있습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의 제임스가 사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딱 그렇습니다. 청각 장애인에게 수화뿐 아니라 음성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끔 교육하려는 제임스의 의도는 교육자로서의 열정으로 비춰집니다. 하지만 사라와 같이 그의 이런 사랑의 방식을 원치 않는 상대방이라면 교육의 방식과 사랑의 전달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영화는 각자 생각의 차이를 좁혀나가는 일, 관점의 차를 인정하려는 열린 마음에서부터 진정한 소통과 사랑은 시작된다고 강조합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은 남녀 주인공 역의 윌리엄 허트와 마리 매트린 두 배우의 앙상블, 안정적인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요즘 관객들에게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의 썬더볼트 장군으로 익숙할 지도 모를 윌리엄 허트의 젊은 시절을 보는 것도 새롭습니다.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 그는 사랑 앞에서 열정적이지만 때론 그 열정에 못 이겨 주저하고야 마는 청춘의 얼굴로 등장합니다. 데뷔작으로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준 마리 매트린도 매력적입니다. 실제로 그녀는 어린 시절 홍역을 앓은 뒤 청각 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어린 시절 연극 무대에서 종종 연기하며 배우를 꿈꿔온 그녀는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요. 첫 영화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사랑스럽고 농염하며 활달하면서도 완고한 성격의 사라를 소화해냈습니다. 이 영화로 그녀가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에서 각각 여우주연상을 휩쓴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 15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뮤직 오브 하트(Music of The Heart, 1999, 감독: 웨스 크레이븐)’입니다. 메릴 스트립, 에이단 퀸, 글로리아 에스테판, 안젤라 바셋, 제인 리브스 등이 출연합니다.
영화 ‘뮤직 오브 하트’는 음악을 소재로 삼았지만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사랑하는 일을 찾고 의지를 밀고 나가면 언젠가는 그것이 결실을 맺게 된다는 교훈을 줍니다.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로베르타 과스파리는 현재까지도 빈민가의 아이들을 위한 바이올린 스쿨을 이끌고 있습니다. 영화의 말미, 카네기 홀 장면에서는 거물급 클래식 음악가들이 직접 출연하고 연주도 했습니다. 아이작 스턴, 이자크 펄만, 마크 오코너 등은 실제로 로베르타 과스파리가 기금마련 콘서트를 여는 것을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두 말하면 잔소리가 되겠지만 메릴 스트립의 열정적이고 과격한 호연도 인상적입니다. 영국 배우 엠마 톰슨과 더불어 필자가 참 좋아하고 사랑하는 배우입니다. 메릴 스트립은 이 작품으로 그 해의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 15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아제아제 바라아제(1989, 감독: 임권택)’를 편성했습니다. 강수연, 진영미, 유인촌, 전무송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베트남 전쟁의 상처로 승려가 되어 떠나버린 아버지와 육욕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고리대금업자 어머니, 자신을 겁탈한 어머니의 애인, 존경하던 선생에 대한 사랑의 상처 등의 업보를 안고 순녀는 입산하여 절에 머뭅니다. 그러나 자살하려던 남자를 구출한 것이 계기가 되어 다시 파계하고 속세에 돌아오지만 그 남자는 죽고, 순녀는 또다시 방황을 계속합니다. 그 후 간호사 생활을 시작하나 거기에서도 몸 바쳐 구하려던 남자가 죽자 자신의 업보의 끈질김을 깨닫고 다시 산사로 돌아옵니다.
인간의 세속적 불안과 그것으로 부터 벗어나 불도에 귀의하는 한 여성의 삶을 그린 한승원 원작인 작품입니다. 1989년 제27회 대종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강수연은 이 영화로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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