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TV영화] 페이스북은 누가, 왜 만들었나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5-26 09:4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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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27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수집가(The Collector, 1965, 감독: 윌리엄 와일러)’입니다. 테렌스 스탬프, 사만다 에거 주연.
‘로마의 휴일’ ‘벤허’를 만든 거장,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후기 영화 중 수작입니다. 주연을 맡은 두 배우, 테렌스 스탬프와 사만다 에거는 칸영화제에서 나란히 남녀 주연상을 수상합니다. 대사가 그다지 많지 않는 이 영화는 '모리스 자르'의 음악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지요.
1963년 발표된 존 파울즈의 동명소설은 작가의 데뷔작이면서도 그 놀라운 실험성과 깊이 때문에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주인공 각각의 화해할 수 없는 두 개의 일기가 이 소설 속에서 신선하게 빛을 발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년 뒤, 할리우드의 베테랑 감독 윌리엄 와일러가 영화화 하면서 닥친 어려움은 소설이 가진 바로 그 실험성의 문제였습니다. 책은 두 권의 일기형식을 빌어 구성되는데 이를 모두 영화 안에 담을 수 없었던 감독은 고민 끝에, 클레그의 일기에 해당하는 부분만 영화화했습니다. 이 영화의 한계는 대부분 이 대목에서 걸리고 맙니다.
예술을 이해 못하는 청년 클레그는 그녀를 나비 채집하듯 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녀가 죽었을 때, 그녀의 시체마저 사랑하는 ‘시체애호증’의 모습까지 보입니다. 클레그의 '콜렉터적 감수성'이란 사람마저 사물로 생각하고 수집하는 끔찍한 방식입니다. 클레그 역의 테렌스 스탬프는 고집스런 턱과 극도의 상냥함을 표현하는 이마, 건조한 눈빛 등 외모에서부터 클레그의 성격을 성공을 재현하고 있으며 미란다 역은 할리우드 스타 나탈리 우드가 기용될 거라는 예상이었으나, 영화상에서는 '미란다의 일기' 부분이 빠져 있어서 그녀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부분이 상당량 줄어들었기 때문에 사만다 에거라는 신인이 캐스팅 되었다고 합니다.


- 28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가 선택한 작품은 ‘소셜 네트워크(The Social Network, 2010년, 감독: 데이비드 핀처)’ 입니다. 제시 아이젠버그, 앤드루 가필드, 저스틴 팀버레이크 등 출연.
이 영화는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의 탄생 비화를 다루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은 인간관계를 이어주기 위한 사이트인데 이 영화에서도 등장인물들 간의 인간관계를 집중적으로 보여줍니다. 주인공 마크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사회성이 부족하고, 하버드대에 다닌다는 자부심과 교내 엘리트클럽에 들어가고 싶은 열망에 가득 찬 청년입니다. 그는 엘리트클럽처럼 초대를 받아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을 만들게 되는데, 결국 '페이스북'은 성공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크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를 저버립니다.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수많은 친구들을 만들지만 결과적으로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는 친구를 잃고 혼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은 어찌 보면 냉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현실적인 선택일 수도 있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인간관계에서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지요.


- 29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이티(E.T. , 1982년,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다시 감상하시지요. 헨리 토머스, 로버트 맥노튼, 드류 배리모어 등 열연.
식물 표본 채집을 위해 지구에 왔다가 사고로 홀로 남겨진 외계인 ET는 우연히 꼬마 엘리엇의 집으로 숨어들면서 그와 가까운 친구가 됩니다. 아름답고 있을 수 있는 상상입니다.
우연한 사고로 지구에 홀로 남겨진 외계인 ET와 소년 엘리엇의 특별하고 순수한 우정을 통해 들여다보는 동심과 환상의 세계가 감동을 자아냅니다. 스필버그 감독 특유의 영상 미학을 통해 드러나는 진기하고 신비로운 모험과 판타지, 낙천적인 세계관으로 전 세계의 관객들을 매료시킨 작품입니다.
식인 상어를 내세운 공포 영화 ‘조스 (1975)’로 영화사상 최고의 흥행 수익을 기록한 스필버그 감독은 이 작품으로 다시 흥행 신기록을 수립했습니다. 거대한 달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탄 엘리엇과 ET가 함께 날아오르는 순간은 지금까지도 영화 팬들의 기억에 남아 있는 명장면이지요. 또한 자기 별로 돌아가는 ET와 꼬마 엘리엇의 가슴 뭉클한 이별 씬과 아역의 명연기는 꼭 놓치지 말아야 할 장면으로 꼽힙니다. 55회 아카데미 시상식 9개 부문 후보에 올라 시각효과상, 음악상, 음향상, 음향효과상을 수상했고, 40회 골든글로브 음악상과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아이들과 다시 한 번 감상하시지요.


- 29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황산벌(2003, 감독: 이준익)’을 준비했습니다. 박중훈, 정진영, 이문식, 이호성, 류승수, 안내상 등 출연.
삼국통일을 소재로 역사를 뒤집은 작품입니다.
계백과 김유신이 사투리로 맞짱을 뜬다면 누가 이길까요?
드라마에 비해 스크린 속에서는 많이 다루어지지 않았던 우리의 역사이야기입니다. 나른한 역사 교과서 속의 이야기를 가장 쉽게 전달하기 위해 ‘황산벌’이 선택한 건 '웃음'입니다. 백제와 신라가 지금의 표준어인 서울말이 아닌 각각 전라도 백제와 경상도 신라 사투리를 썼을 거란 가정은 단순한 코믹 코드 가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뒤집는 파격이자 리얼함 그 자체입니다.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역사 속 이야기를 오늘의 코드에 맞게 '퓨전화' 하여 역사의 진실을 웃으며 얘기할 수 있음을 영화 ‘황산벌’은 확실히 보여줍니다. 그러나 ‘웃음’ 코드가 맞지 않는 영화 팬에게는 다소 천박하고 유치할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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