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일요일 낮엔 '페이첵', 밤엔 김민희의 '화차'

서기찬 / 기사승인 : 2017-01-12 16: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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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13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셰인(Shane, 1953, rkaehr: 조지 스티븐스)’입니다. 알란 랏드, 진 아서, 벤 헤플린, 브랜든 드 와일드, 잭 파란스 등 출연.
모래 먼지 흩날리는 황량한 서부를 배경으로 정의와 평화를 지키려는 한 사나이와 소년의 우정이 낭만적으로 그려진, 서정미가 듬뿍 풍기는 서부극의 명품입니다. 미남 배우 알란 랏드의 우수에 젖은 미소가 수많은 여성들의 가슴을 저리게 만들고, 키가 작은 그가 상대역 진 아서를 위해 굽 높은 구두를 신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특히 소년과의 마지막 이별 장면은 영화사에서 손꼽히는, 긴 여운을 남기는 명장면입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함께 주제곡 ‘The Call Of The Faraway Hills’도 오랫동안 사랑받았습니다.
한편, 조지 스티븐스 감독의 주요 작품인 ‘젊은이의 양지’ ‘셰인’ ‘자이언트’는 ‘미국인의 꿈에 대한 3부작’이라 불립니다. 이 세 작품은 낭만적이면서 거의 신화적인 어법을 통해 미국인의 좌절된 꿈, 이상, 추억을 극화했다는 평가입니다.
1953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촬영상 수상.



- 14일 토요일 밤 10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어 퓨 굿맨(A Few Good Men, 1992, 감독: 로브 라이너)’입니다. 톰 크루즈, 잭 니콜슨, 데미 무어 등 열연.
애론 솔킨(Aaron Sorkin)의 동명 브로드웨이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 연극은 1989년 초연된 이래 2년여에 걸쳐 497회나 무대에 올려 졌습니다. 영화는 미국 해병대 특유의 기합인 ‘코드레드’를 당하던 중 사망한 산티아고 일병의 죽음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를 놓고 벌이는 법정공방 드라마입니다. 캐피(톰 크루즈)는 해군 법무감과 법무장관를 역임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하버드 법대를 졸업하고 군대에 들어와 군법무관이 되지만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로 법정에서 싸우기보다는 검사와 타협하는 걸 선호하는 신출내기 입니다. 명석한 두뇌와 빠른 판단력에 성격은 다혈질이지만 세상의 무서움을 아는 애송이라는 점에서 다른 영화의 저돌적인 애송이 주인공과는 뚜렷이 구분됩니다. 반면 데미 무어가 열연한 갤러웨이 소령은 진취적이고 활동적이며 인간미와 동정심을 가진 따뜻한 성격으로 캐피 중위와는 비교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둘은 티격태격하면서도 힘을 합해 사건을 법정공방으로 끌고 가는데, 원래 기획에서는 두 캐릭터가 사랑에 빠지는 걸로 설정되어 있었으나 법정드라마라는 본연의 취지를 최대한 살리기 위해 생략했다고 하는군요. 잭 니콜슨은 톰 크루즈를 압도하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제셉 대령 역할로 시카고 비평가 협회상(1992) 남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 15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페이첵(Paycheck, 2003, 감독: 오우삼)’을 편성했습니다. 벤 에플렉, 아론 에크하트, 우마 서먼, 폴 지아마티, 콜므 포어, 조 모튼 등이 나옵니다. 필립 K. 딕의 동명의 SF소설을 영화화한 작품
할리우드로 간 홍콩영화의 거장 오우삼이 새롭게 시도한 액션 SF물입니다. 오우삼 감독은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2’를 거치며 ‘오우삼 식 할리우드영화’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몇몇 장면에서는 오우삼 감독 특유의 그림이 보입니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서로의 얼굴을 향해 총을 겨눈다거나, 기다란 봉을 들고 벌이는 격투신이나, 갑작스레 날아오르는 흰 비둘기의 모습 등이 대표적. 여기에 이번엔 보다 액션에 방점을 찍은 듯합니다. 오토바이가 역주행해 달리고 자동차들이 대결하는 신에서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액션물로도 보일 법합니다. ‘데어데블’ 이후 액션물에 등장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던 벤 에플렉의 액션도 볼거리. 그는 실제로 오우삼 감독 영화의 오랜 팬을 자청해왔기에 이 둘이 만들어낼 액션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기억을 삭제하고 소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SF물로서의 설정도 오우삼 영화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장르라 할 수 있습니다



- 15일 일요일 저녁 11시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화차(火車, 2012, 감독: 변영주)’를 방송합니다. 김민희, 이선균, 조성하 등 출연.
변영주 감독의 '화차'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 나선 남자와 전직 형사, 그리고 그녀의 모든 것이 가짜였다는 걸 알게 된 후 드러나는 충격적 미스터리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일본 ‘미스터리의 여왕’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입니다. 원작은 잘못된 선택으로 비극에 빠진 한 개인을 빗대어, 동시대를 사는 우리의 모습을 투영합니다. 또한 현대사회의 이면을 해부하는 신랄함과 깊이 있는 화두로 미스터리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소설 <화차>는 이미 국내 독자들을 열광시킨 베스트셀러입니다.
독특한 개성으로 자기만의 아우라를 완성해가는 이선균, 김민희, 조성하 세 명의 배우가 만났습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대중성과 완성도의 조화를 이룬 작품들로 사랑 받고 있는 이선균, 사랑스런 마스크와 개성 있는 연기, 그리고 홍상수 감독과 불륜설의 김민희, 명실상부 최고의 씬스틸러로 활약을 펼치는 조성하가 바로 그 주인공들입니다.
제 생각엔 소설<화차>가 영화보다 훨씬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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