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주말 TV 영화]
- 14일 금요일 밤 12시25분 금요극장에서 감상할 작품은 ‘허리케인 카터(The Hurricane, 1999, 감독: 노만 주이슨)’입니다. 덴젤 워싱턴, 데보라 윙거, 바이셀러스 레온 샤논, 리브 슈라이버 등 출연.
1960년대를 풍미했던 복서 루빈 ‘허리케인’ 카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허리케인 카터’는 부패한 권력에 맞서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자긍심을 지키고자 몸부림치는 한 남자와 정의감과 양심에 따라 그를 돕고자 하는 시민들의 이야기입니다. 카터는 흑인이라는 이유와 흑인인권운동 전력 때문에 당시 인종차별주의가 만연했던 제도의 희생양이 됐습니다. 공권력을 쥔 경찰은 증거 조작을 불사하면서까지 무고한 한 사람을 파멸로 몰았습니다. 사회 시스템, 특히 정부와 사법부의 권력이 한쪽으로 부당하게 치우칠 때, 인간의 존엄성과 삶이 얼마나 나락으로 곤두박질치는 지를 적나라하게 입증하는 사례입니다.
덴젤 워싱턴의 연기가 영화를 이끄는 가장 큰 동력. 덴젤 워싱턴은 세상에 대한 증오에 차 있으면서도 스스로에 대한 자존심을 버리지 않는 카터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습니다.
- 15일 토요일 밤 11시40분 세계의 명화에서 준비한 작품은 ‘폭스캐처(Foxcatcher, 2014, 감독: 베넷 밀러)’입니다. 채닝 테이텀, 스티브 카렐, 마크 러팔로 등이 나옵니다.
‘폭스캐처’는 재벌 존 듀폰과 LA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슐츠 형제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실제 사건은 이렇습니다. 1996년 1월 세계 최대의 화학그룹인 듀폰사의 상속인이자 미국 레슬링협회의 후원인인기도 했던 존 듀폰이 자신의 레슬링팀 폭스캐처의 소속 코치 데이브 슐츠를 38구경 리볼버로 사살합니다. 이후 듀폰은 순순히 체포된 뒤 2010년 감옥에서 사망합니다. 듀폰의 변호인은 듀폰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말했으나 살해 동기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영화는 듀폰이라는 사람에 관해 상세히 서술하면서 그가 데이브를 죽이기까지 어떤 심정적 변화가 있었는지 관객이 유추할 수 있도록 만듭니다.
작은 체구이지만 늘 고개를 쳐들고 말하며 누구 앞에서든 자신이 우위에 있음을 확인하고 싶어 하는 듀폰(스티브 카렐)과 곰 같은 덩치가 무색할 정도로 매번 고개를 숙이고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마크(채닝 테이텀)의 대조적인 연기가 인상적입니다.
- 16일 일요일 오후 1시55분 일요시네마에선 ‘천국의 아이들(The Children of Heaven, 1997, 감독: 마지드 마지디)’이 편성됐습니다. 아미르 파로크 아스미얀, 바하레 세디키 등 열연.
실수로 여동생의 하나뿐인 구두를 잃어버린 오빠 ‘알리’와 이 일로 인해 오빠의 오래된 운동화 한 켤레를 나눠 신게 된 여동생 ‘자라’. 그들은 자라의 신발을 신은 아이를 찾아냈지만, 그 아이가 맹인 아버지의 길 안내를 하는 것을 본 뒤 신발을 돌려달라는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돌아옵니다. 알리는 부잣집 소년을 보고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그저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소년입니다. 알리가 3등을 하려고 애를 쓰는 마라톤 장면은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입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이 장면을 두고 “록키가 링을 떠난 이후 가장 기념비적인 스포츠 액션장면”이라고 평했습니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감동을 선사한 영화 속 두 배우의 실제 남매처럼 완벽한 연기 호흡 또한 볼거리로 꼽힙니다.
- 16일 일요일 밤 11시20분 한국영화특선 시간에는 ‘취화선(2002, 감독: 임권택)’이 방송됩니다. 최민식, 안성기, 유호정, 김여진, 손예진 등이 호흡을 맞춥니다.
조선왕조의 마지막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 (張承業, 1843-1897). 우리 근대회화의 토대를 이루었으며 호방한 필묵법과 정교한 묘사력으로 생기 넘치는 작품을 남겼습니다. 오원(吾園) 장승업은 단원(檀園) 김홍도와 혜원(蕙園) 신윤복과 함께 조선 화단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집니다. 조선왕조의 쇠망과 일본제국주의, 청나라, 러시아와 같은 서구열강의 침략 속에 비극적으로 몰락해가는 상황에서 장승업은 바로, 500년을 지속해온 문화적 토양을 바탕으로 조선왕조가 마지막 빛을 발하듯이 배출한 천재화가입니다.
당대 최고 배우들이 모였습니다. 스크린과 TV에서 최고의 길을 걷고 있는 배우들이 ‘취화선’에서 각자 혼신의 연기를 펼쳤습니다. 최민식, 안성기, 유호정 등 당대 최고 배우들과 손예진, 정태우 등 2002년의 기대주들의 출연으로 다양한 관객층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임권택 감독 작품 안에 일체가 된 그들의 모습이 영화 속에 고스란히 묻어있습니다. 그러나 재미는?... 시청자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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