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출판사가 출간한 사치의 문화: 우리 시대의 일상이 된 사치에 대하여(개정판) . (질 리포베츠키·엘리에트 루 | 유재명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 2018년 4월 30일 출간 | 256쪽 | 1만6000원) |
[한스타=박귀웅 기자] 문예출판사가 사치의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조명하는 ‘사치의 문화’ 개정판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작은 행복을 위한 작은 사치를 우리는 낭비라고 부를 수 있을까, 산업의 방향을 바꾸고 기술적 진보를 부르는 사치는 또 뭐라고 불러야 할까, 사치를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과 사치가 쉬운 사람들 사이의 간극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데리다, 부르디외 등 68혁명 세대의 철학적 성과를 계승하는 프랑스 소장파 철학자 질 리포베츠키와 폴 세잔 대학의 교수이자 명품 브랜드 연구자인 엘리에트 루는 ‘사치의 문화’에서 ‘사치’의 의미를 규명한다. 두 저자는 인류학과 경영학을 통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기 쉬운 ‘사치’의 새로운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재조명한다.
오늘날 사치는 단순히 개인의 가치관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며 도덕적인 잣대로만 평가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사치는 일의 목적과 여가의 형태를 바꾸고 기술의 진보를 부르기도 하며 사회적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즉 사치는 세상을 바꾸거나 전복시킬 수도 있는 문화가 되었다.
이처럼 사치는 ‘경제’ 이상의 의미가 있지만 대부분 사람은 ‘사치’의 정의를 생각하면서 ‘사치=낭비’ 같은 개인적 견해를 먼저 떠올리기 쉽다. 즉 지금껏 우리는 ‘사치’를 개인적으로 평가했을 뿐 사치의 ‘정의’를 객관적으로 고민한 경험이 많지는 않았다.
사치의 어원은 ‘결점을 부추기는 것’ ‘과도하게 부추기는 것’을 뜻하는 라틴어 ‘luxus’에서 파생된 것이며 ‘luxus’의 파생어인 ‘luxurial’은 무성함, 풍부함, 관능적 쾌락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사치(luxe)’는 그 어원에서부터 화려함, 호사와 같은 긍정적 의미와 동시에 퇴폐를 조장하는 방탕이라는 부정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사치의 이중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대표적인 것이 사치품을 살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을 나누는 것이다. 사실 ‘사치’가 이러한 이중성을 보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사치’가 문명과 함께 시작된 것은 분명하지만 시대에 따라 ‘사치’의 모습과 의미, 맥락도 변화했기 때문이다.
‘사치’는 그 시대와 맥락을 같이하며 변화를 멈추지 않지만 ‘사치’를 대하는 우리 관점의 변화는 더디다. 이에 저자 질 리포베츠키와 엘리에트 루는 ‘사치의 문화’를 통해 개인적인 견해로 ‘사치’를 판단하기보다 정확히 평가하고 변화를 예측해야 할 것이라고 밝힌다. 사치는 우리 삶을 이끄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이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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