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먼지
빛이 어둠에서 태어나 만물을 환히 비추지만
온 세상 구석구석을 다 비출 수 없는 것은
곧게만 나가려는 제 성질을 못 이겨서이다
보잘 것 없는 먼지가 아니었더라면 빛은 애당초
집안 구경은 커녕 처마 밖을 떠돌고만 있었을 것이다
먼지가 제 온 몸으로 품어 고집 센 빛을 달래어
가는 길을 돌려 놓고서 ...
줄탁동시(啄同時)
씨가 땅에 떨어져 싹이 날 때
그건 씨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물과 흙이 적셔주고 감싸주고
햇볕과 바람이 쬐어주고
숨을 쉬게 해준 것이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 세상에 나올 때
그건 병아리 혼자서 되는 일이 아니다
어미닭이 낳아주고 품어주고
안에서 톡톡 쫄 때
밖에서 탁탁 쪼아준 것이다 ...
세상을 살아가며 우리는 크고 작은 수 많은 일들과 문제에 마주친다. 그 때마다 선택과 판단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사태해결의 노력조차 않는 이는 어찌할 도리가 없겠지만, 노력해도 어찌할 수 없는 경우는 또 어쩌겠는가?
공자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말고, 오직 옳음(義)에 따라 행동하라"고 한다.
루미는 " 입을 벌린 ...
퇴계선생 묘소 묘비
憂中有樂 樂中有憂 ( 우중유악 락중유우 )
근심 가운데 즐거움이 있고, 즐거움 가운데 근심이 있다.
이 문구를 떠올리니 나의 기억은 그 옛날 대학생 시절로 돌아간다. 3학년 때이던가 양현재에서 나름 서예연습을 열심히 하면서, 문득 멋진 구절이 떠올랐다. 바로 위의 문구다. 나는 그 때 ...
출처-freedigitalphotos.net
석과불식(碩果不食)
씨과일은 먹지 않는다.
씨과일은 먹히지 않는다.
주역(周易)뱍괘(剝卦)에 나오는 말이다. 박괘는 산이 땅 위에 붙어 있는 상을 취하고 있다. 음(陰)이 다섯인데 양(陽)은 맨 위에 하나 뿐이다.
이는 소인들이 득세하여 판을 치는데도, 군자 한 사 ...
출처-freedigitalphotos.net
사람들은 무슨 일이 잘못되거나, 어려운 일을 당할 경우, 그 원인과 책임을 남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의 원인은 자신에게 있거나, 스스로가 제공한 것이다.
물론 불공평한 제도나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생겨나는 소외와 갈등까지 ...
어제 아침에 한 친구 케익 선물, 똥 선물 얘기를 보내왔는디,
이걸 보고 다른 친구가 멋진 법문을 냈더라.
이 얘기에 감발되어 소산이 장자의 말을 빌어 한 수 지어 봤겄다.
시방세계 벗님네들아!
이 내 말씀 들어보소.
훌륭하신 "거울" 스승님을 본받아
아상(我相)도, 간택(諫擇)도, 집착(執着)도
훨훨 ...
사랑은 생명의 본질이다.
감응은 사랑의 기술이다.
모든 것은 감응해야 한다.
천지가 감응하여 만물을 낳고, 남녀가 교감하여 아이를 낳고, 성인이 감화시켜 세상을 바꾼다.
시인은 신에 감응하여 존재를 해석하고, 음악가는 소리에 감응하여 천지를 울리고, 화가는 빛과 색에 감응하여 만물을 그려낸다.
사랑, 그 아름다운 ...
세상은 바쁘게 돌아간다.
세상이 바쁜 게 아니라, 사람들이 바쁜거다.
몸이 바쁜 게 아니라, 마음이 바쁘는 것이다.
서두르는 것이다. 조급한 것이다.
무슨 일이든 빨리 끝내려 하고, 무엇이든 마구 가지려 한다.
공자는 말한다. "속히 하려 하면 이룰 수 없고, 작은 이익을 탐내면 큰 일을 해낼 수 없다."고.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사랑입니다.
가장 강한 힘도 사랑입니다.
가장 큰 것도, 가장 작은 것도 가장 가까운 겻도, 가장 멀리 퍼질 수 있는 것도 사랑입니다.
그런 사랑 어디 있나요?
"내 안의 사랑"
바로 그게 답입니다
내 안의 사랑
거룩한 신앙은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진리의 탐구는 저 ...
앎에 대하여
도대체 안다는 게 무엇일까?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뭐가 뭔지 도무지 모르겠구먼.
무지의 자각이 철학의 시작이라는 데...
철학은 진리의 암중모색이라는 데...
그럼 이제 살살 더듬어 볼까.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이것 ...
겸손
고개를 숙인다고 해서
다 겸손은 아닙니다.
허리를 굽힌다고 해서
다 공손은 아닙니다.
마음 속을 아집의 풀로 가득 채우고
귓구멍을 고집의 솜으로 틀어 막고
남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면
거들먹거리는 불공함보다
더 무서운 교만입니다.
빈 병의 입처럼 귀를 열고
빈자의 밥그릇처럼 마음을 비울 ...
갚음의 길
사랑을 원수로 갚으면
배은망덕한 인간 말종!
원수를 사랑으로 갚으면
거룩한 성자의 모습!
어떤 이가 물었다.
원수를 사랑으로 갚으면
어떻습니까?
노자는 말한다. 좋아!
원수는 사랑으로 갚아야지.
예수도 거든다. 그럼!
원수를 사랑해야지.
이 때
공자가 말한다. 이보시오!
그럼 ...
-실정법과 자연법-
옛날 어느 마을에
남의 양이 자기 집에 들어온 것을
아버지가 슬쩍 잡아 끌꺽하셨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잘못한 것이라 여겨
즉시 관가에 고발하였답니다.
얼마나 정직한 일인가요?
신고하는 시민정신, 선진사회 앞당기니
정직한 시민상을 주어야 할까요?
그래도 그렇지 애비를 일러 바치다니
...
참으로 묘한 인연이다.
어제는 딸기를 먹고 있는데, 잘 아는 시인 한 분이 탐스런 산딸기 사진을 보내왔다. 문득 의상조사의 법성게가 떠올라 그 사진에 몇 줄 적어 답장을 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산딸기와 복분자가 궁금하여 찾아봤더니 같은 딸기 종류이지만 색깔이며 모양이며 맛과 효능도 제법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