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를 땅에 묻은 구두쇠
재물을 목숨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는 구두쇠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기 수중에 들어온 돈은 단 한품도 쓰지 않고 계속 모으기만 했습니다. 재산을 잃어버릴까 봐 항상 걱정하면서 살던 구두쇠는 그것을 땅속에 묻어 두면 도둑을 맞거나 잃어버리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재산을 금괴로 바꾸어 구덩이에 묻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자기의 목숨이라도 되는 것처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날마다 보물이 묻혀 있는 곳으로 가서 흐뭇하게 바라보다가 집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구두쇠에게는 금괴를 바라보는 것이 인생의 유일한 행복이었습니다.
그러던 하인 한명이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하인은 구두쇠가 자주 가는 곳에 어떤 물건이 묻혀 있는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혼자 몰래 가서 땅을 파 보았습니다. 그러자 엄청난 양의 금괴가 나오는 게 아니겠어요? 깜짝 놀란 하인은 금괴를 가지고 멀리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구두쇠는 보물이 모두 사라진 텅 빈 구덩이를 보면서 통곡했습니다.
마침 그 옆을 지나가던 나그네가 구두쇠에게 눈물을 흘리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아니, 당신은 무슨 일을 당했기에 그리 슬프게 울고 있습니까?”
구두쇠는 자신의 억울하고 원통한 처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러자 나그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그 금괴를 진짜로 가지고 있었다고는 말할 수 없어요. 차라리 돌멩이를 땅속에 묻어 두고 금덩어리를 두었다고 생각하지 그러세요? 당신처럼 금괴를 묻어 두기만 한다면 금덩어리나 돌멩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요.”
아무리 많은 돈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쓰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재산은 행복한 생활을 하기 위한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재산을 쌓아 놓고 바라보기만 한다면 그것은 마치 돌덩이를 모아 두고 있는 것과 다를 게 없습니다. 만약 우화 속의 욕심쟁이 구두쇠가 ‘돈이 돈을 번다’는 경제 원리를 알았다면 금괴를 땅속에 묻는 바보짓은 안 했을 겁니다.
은행 저축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은행에 돈을 넣어 두면 이자가 생깁니다. 그러면 원금이 불어나죠. 이런 식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 이자가 이자를 낳으면서 원금이 2배, 3배 불어납니다.
사업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들어가는 밑천을 자본이라고 합니다. 사업이 성공해 이익이 생기면 자본도 커집니다. 돈이 장롱 속에서 묵지 않고 경제라는 울타리 안에서 움직이면서 마치 세포처럼 증식하게 되는 것입니다.
돈이 돈을 번다
자본주의라는 말은 자본, 즉 돈이 움직이는 경제체제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가장 핵심적인 기능을 맡고 있는 것이 돈이죠. 자본은 크게 나누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돈만 가지고 사업을 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받기도 하고 은행 등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사업 자금을 마련합니다. 이때 본인의 돈을 자기자본이라고 하고 남의 돈을 타인자본이라고 합니다.
자본주의 꽃이라고 하는 주식회사의 예를 들어 볼까요? 주식회사란 회사를 설립할 때 자금을 댄 사람들에게 주식이라는 증서를 발행하는 기업을 말합니다. 이 경우 자금을 투자한 사람들을 주주라고 하며 자금을 많이 투자할수록 갖게 되는 주식의 양도 많아집니다. 주식회사에서는 주주가 주인이므로 주식을 발행해서 모은 돈은 자기자본이 되고 그 외의 돈은 모두 타인자본이 됩니다. 심지어 대주주가 되는 사장이 낸 돈도 주식으로 바꾸지 않으면 타인자본이 됩니다.
자기자본은 주식을 발행해서 출자 받은 자본금과 기업이 이익을 내 회사 안에 모은 이익잉여금으로 구성됩니다. 따라서 자기자본이 많은 회사일수록 재무 상태가 건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자기자본만으로는 사업을 하기가 어려워서 은행 등에 신세를 집니다. 말하자면 타인자본인 부채를 꼭 갚아야 할 돈이며 빛이나 다름없습니다. 돈을 빌리면 이자를 주어야 하기 때문에 장사가 안 될 경우 타인자본은 큰 짐이 됩니다. 이에 반해 자기자본은 갚지 않아도 되고 배당금(회사가 주주에게 나눠 주는 이익금으로 손해를 보면 배당금을 줄 필요가 없습니다) 이외에는 이자와 같은 비용의 부담이 없습니다.
타인자본이 많으면 그 회사는 빚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은행은 돈을 빌려 간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면 대출금의 일부를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은행이 그 회사의 주주가 됨과 동시에 회사의 입장에서는 자기자본이 늘고 타인자본이 줄게 되므로 재무 구조가 좋아집니다.
재테크
재테크란 여유 자금으로 재산을 불리는 경제행위를 말합니다. 하지만 재테크를 통해 돈을 벌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재테크에 뛰어드는 것은 경제발전으로 개인의 소득이 늘어나 여유 자금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식과 부동산 값이 상승해서 은행 이자보다 수익이 나아졌기 때문입니다.
재테크 대상으로는 주식과 부동산이 대표적입니다. 그렇다고 보험이나 은행 저축이 재테크가 아니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주식과 부동산은 가격이 오르내림이 커서 수익이 높은 대신 위험도 만만치 않습니다. 원금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얘기죠. 그래서 주식을 위험 자산으로 분류한답니다.
어느 경우라도 주식이나 부동산에 가진 돈을 몽땅 투자해서는 안됩니다 은행 저축이나 보험 같은 안정적인 금융자산에 분산시키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입니다. ‘여러 개의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속담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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