韶山 이상은 교수의 詩로 고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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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묵여뢰(一默如雷):한번의침묵이 우뢰와같다
소산 2014.06.02
침묵 흔히들 할 말이 없어 침묵하지만 때로는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침묵하기도 한다 대부분 진실을 지키려고 침묵하지만 간혹은 잘못을 덮으려고 침묵하기도 한다 결단코 신의를 저버리지 않으려고 침묵하지만 무심코 불의를 외면하며 침묵하기도 한다 정말로 아무것도 아는 게 없어 침묵하 ...
근본이 서면 길은 여기서 시작된다
소산 2014.05.19
뿌리, 근원 그리고 근본 나무는 자라난 키의 높이만큼 긴 뿌리를 땅속에 감추고 있다지요? 강물은 흐르는 물의 길이만큼 먼 근원을 어딘가 숨기고 있겠지요? 사람도 성숙한 덕의 무게만큼 큰 사랑을 바탕에 가지고 있을 겁니다. 뿌리 깊은 나무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샘이 깊은 물 가뭄에 마르 ...
책은 인생의 스승···내 삶의 스승은 시간
소산 2014.05.12
인생의 스승과 주인 인생의 스승은 책이 아니라 말없이 흘러가는 시간이라는데... 강물은 흘러 바다로 가는 것이지만 시간은 흘러 어디로 가는 것일까? 강물은 흐르며 돌을 깎아내고 시간은 흐르며 삶을 덧붙인다 돌은 강물이 새긴 조각품이요 인생은 시간이 써내려간 책이다 우리는 사람이 쓴 책이 아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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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저답게 제 자리서 제 몫 다하면···
소산 2014.04.28
정명(正名) ㅡ 다움의 철학 이름을 바로 잡는다는 건 이름과 실제가 하나되게 하는 것 모난 잔이 모가 나지 않으면 모난 잔일까? 명분을 바르게 한다는 건 자리와 덕행이 하나되게 하는 것 사람이 사람답지 않으면 과연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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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을 인정하고 희망과 자신감을 가지고 치료에 임하자
소산 2014.04.23
우리는 생각의 끝에는 졸음이 오고 졸음의 끝엔 잠이 오나니 우리는 시작 없는 얘기를 모르리 음기가 모여서 서리가 내리고 서리를 밟아 얼음이 되나니 우리는 조짐 없는 불행을 모르리 양기가 쌓여서 바람이 되고 바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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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의 신뢰가 없으면 설 수가 없다
소산 2014.04.23
지금 우리는 슬픔과 분노는 저들을 삼킨 바다보다도 깊고 미안함과 부끄러움은 하늘을 덮은 구름보다도 짙다 무슨 말을 한들 위로가 될까? 어떤 일을 한들 보상이 될까? 속절없이 가는 시간이 야속하다 속도 모르고 피는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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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기 제자리를 얻어(各得其所) 제 몫을 살아갈 뿐
소산 2014.04.16
꽃이 피고 지듯이 양지 바른 곳에 활짝 피었던 꽃은 벌써 지고 새 잎이 돋는 데 응달 어둔 곳에 참고 기다리던 꽃나무는 이제 함박웃음을 터뜨린다 하늘의 해는 사심 없이 온 세상을 골고루 비추지만 꽃과 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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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힌 가슴에서 사랑을 솟게 하는 음양
소산 2014.04.15
음양(陰陽) 뭘까? 우주를 주재하는 그 원리 세상을 움직이는 이 힘 언 땅에서 싹을 틔우고 마른 가지에서 꽃을 피우고 닫힌 가슴에서 사랑을 솟게 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것은 음양! 소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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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소산 2014.04.14
어떤 처방전 아는 것이 힘인가 모르는 게 약인가 아는 것이 병인가 모르는 게 병인가 알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 힘 알 필요 없는 것은 모르는 게 약 몰라야 좋을 것은 아는 것이 병 알아야 할 것을 모르는 게 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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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없이 도(道)를 닦고, 덕(德)은 이루어 무엇하리오
소산 2014.04.10
사랑해본 사람만이 향기 없는 꽃나무를 벌나비가 찾지 않듯 덕이 없는 사람에게 어진 이가 올리 없다 꽃을 피우지 않고 열매를 어이 맺으며 사랑을 하지 않고 덕을 어찌 이루려나 열매를 꽃처럼 좋아하는 이 더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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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신고 양말을 신으랴?
소산 2014.04.07
아무리 급해도 꽃향기에 취해서 새소리에 반해서 하던 일 멈출 순 없지 일 없는 세상은 일없다니까 작은 일 큰 일 쉬운 일 어려운 일 좋은 일 궂은 일 기쁜 일 슬픈 일... 어느 것이든 본말이 있고 어떤 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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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봄 잊혀진 여인이 되지 않는 법
소산 2014.04.04
봄날에 묻는다 이 봄 산과 들을 수놓는 꽃들에게 묻는다 너희는 대체 무엇을 위해 그리도 아름답게 피어 있냐고 그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 벌과 나비에게 묻는다 너희는 또 누구를 위해 이리도 열심히 일을 하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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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헷갈린다고? 꽃이 무슨 죄인가
소산 2014.04.02
헷갈리는 봄 봄이 와서 꽃이 핀 것인가 꽃이 펴서 봄이 온 것인가 철모르는 인간들을 철들게 해주던 사시사철이 철을 잊고 헷갈리는 바람에 애꿎은 꽃들이 욕을 먹는다 꽃이 무슨 죄란 말인가 제 몸이 느끼는 대로 핀 ...
우리 속 침팬지 선생님께 배우러 가자
소산 2014.03.31
침팬지 선생님 휘황한 불빛 속에 아름다운 달의 신화는 사라지고 하늘을 찌르는 빌딩 계곡엔 찬란한 해도 몸을 비껴 피해간다 땅을 뒤덮은 표정 없는 아파트 숲에는 가슴이 퇴화된 털 없는 원숭이 유원인(類猿人)들이 살고 있다 이제부터 우리는 더 이상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고 우기지 말자 저 우리 속의 ...
제가 던지는 한 마리라도 살 수 있으면 돼요
소산 2014.03.28
어린 아이 선생님 어느 외딴 바닷가 모래밭에 파도에 밀려오는 성게를 주워서 다시 바다로 던지는 어린 아이가 있었어요 지나가던 어른이 물었어요 저렇게 밀려오는 성게가 수천 마리도 넘는데 네가 그렇게 던져 봐야 달라질 게 있겠니? 아이는 또 한 마리를 집어 던지며 대답했어요 제가 던지는 한 마리라도 ...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포기하지 마십시오
소산 2014.03.24
포기하지 마라 포근한 봄볕을 즐기며 조용히 산길을 걷다가 내 속귀를 두드리는 소리에 이내 발걸음을 멈추었다 저 참나무 가지에 매달려 새 집을 마련하려는 새 친구 딱따구리가 그 딱딱한 나무를 열심히 쪼고 있었던 것이다 톡톡토독 토독톡톡... 한참을 서서 바라보다 보니 어느 새 모르스 부호가 ...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과 같다
소산 2014.03.21
작은 생선을 굽듯이 거창하게 요란 떨 것 없다 미리 큰 소리 칠 일도 아니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보인다 조용히 들어 봐야 들린다 보이지 않는 곳을 살피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어서 묵묵히 바로 잡아 주어야 한다 스스로 잘했다고 공치사 할 일은 더욱 아니다 정치(精緻)하게 따지면 복잡하지만 정치( ...
믿음이 없으면 사랑도 없고, 삶도 없게 된다
소산 2014.03.19
어떤 바램 세상살이가 녹록치 않다 고래등 같은 저택에서 호사스럽게 떵떵거리며 그렇게 살고 싶다는 게 아니다 그저 할 일이 있고 처자식 먹여 살릴 만하고 가끔은 친구들과 소주 한 잔이라도 기분좋게 마실 수 있으면 하는 거다 머리 허옇고 허리 굽은 노인들 종일토록 버려진 종이 줏어 봐야 뜨신 국밥 ...
흥겹게, 매이지 말고, 어울려 사는 것이 풍류다
소산 2014.03.18
풍류(風流) - 멋진 삶의 길 - 바람이 분다 물이 흐른다 바람처럼 물처럼 사람이 산다 길을 가니 길이 생기고 길이 있어 길을 또 간다 공자의 길 노자의 길 석가모니의 길 풍류 속에 있단다 세세한 내용들은 선사 속에 있다지만 생생한 모습이야 화랑도에 드러난다 도의로써 ...
허물이 있으면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라
소산 2014.03.14
내일을 위하여 태양도 때론 구름에 가리우나 구름이 지나가면 더욱 밝게 빛나듯 성인 군자도 잘못을 할 때가 있지만 서슴없이 인정하고 기탄없이 고치기에 남들이 더 우러러 보게 된다 그러나 깨닫고 고칠 틈도 없이 흘러가 버린 지난 날의 잘못과 어리석음을 되새기고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다가올 미래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