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영화] <리어왕>을 일본 시대극으로... '란' 강추

서기찬 / 기사승인 : 2016-07-07 15: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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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주말 TV 영화]


- 7월8일 금요일 밤 11시35분 고전영화극장에서는 ‘장군에게 총알을(A Bullet for the General, 1966, 감독: 다미아노 다미아니)’을 편성했습니다. 지안 마리아 볼론테, 클라우스 킨스키, 루 카스텔 등 출연.
이태리어 원제는 ‘누가 알아?(El Chucho Quién Sabe?)’, 영어 제목으로는 ‘장군을 위한 총알’로 알려진 이 영화는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웨스턴 무비입니다. 세부적으로 보자면 이탈리아 스파게티 웨스턴이자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을 배경으로 혁명군에게 호의적인 시각을 담은 사파타 웨스턴(Zapata Western)입니다. 서부 개척시대를 배경으로 프론티어에 자본주의가 뿌리내리던 비정한 시절의 탐욕을 그리던 스파게티 웨스턴이 그 외양을 유지한 채 멕시코에서의 정부군과 농민군간의 전투를 그린 것이 사바타 웨스턴입니다. 대부분 이 장르의 영화는 혁명의 대의에는 무관심하고 자신의 탐욕만을 채우던 주인공이 차츰 정부군의 악행을 목격하면서 자신도 혁명의 길에 올라선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영화 ‘장군에게 총알을’은 이탈리아 출신의 성격파 명배우 지안 마리아 볼론테와 독일의 명배우 클라우스 킨스키(나스타샤 킨스키 아빠)가 주연을 맡은 사파타 웨스턴의 대표작입니다.


- 7월9일 토요일 밤 11시45분 세계의 명화에서 감상할 작품은 명품 ‘란(亂, 1985, 감독: 구로사와 아키라)‘입니다. 나카다이 다츠야, 테라오 아키라, 네즈 진파치, 류 다이스케, 유이 마사유키 등이 나옵니다.
영화 ‘란’은 셰익스피어 작품인 <리어왕>을 일본 시대극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한 영주가 3명의 아들에게 자신의 영토를 나누어 주자, 막내아들이 형제들끼리의 우애를 믿지 말라며 충언합니다. 결국 막내아들의 우려 섞인 예언은 현실이 되고 아버지와 형제들 간에 유혈이 낭자한 싸움이 계속됩니다.
‘문학의 셰익스피어’처럼 ‘영화의 셰익스피어’가 되고 싶었던 구로사와 아키라는 7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 ‘란’을 만들었습니다. 형제간의 다툼과 광인이 된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해 조소하듯 앵글을 들이댑니다.
‘카게무샤’(1980)로 칸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한 이후 5년 뒤 만든 ‘란’은 구로사와 아키라의 마지막 시대극이라 할 수 있으며 그만큼 자신의 장기와 주제의식이 깊게 발현된 영화입니다. 더불어 그의 영화들 중 가장 염세적이고 비극적인 정서의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집단 군무가 만들어내는 잔혹한 전투장면의 광활한 스펙터클은 영화의 백미라 할 수 있으며, 불타는 성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넋을 잃고 계단을 내려오는 히데토라의 모습은 영화사를 빛낸 명장면들 중 하나로 늘 회고되는 이미지 입니다. 완전 절대 강추 작품^^


- 7월10일 일요일 오후 2시15분 일요시네마 시간에는 ‘터미네이터2(Terminator2, 1991, 감독: 제임스 카메론)’를 다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놀드 슈왈제네거, 린다 해밀턴, 에드워드 펄롱 등 호흡.
이제는 영화에서 흔히 다루는 소재가 되어버린 인간과 기계의 대결. 그 정점에 해당하는 영화가 바로 터미네이터 시리즈 입니다. 전쟁에 대비해서 핵무기를 비롯한 모든 화력을 제어할 수 있게끔 만든 지능형 컴퓨터 네트워크 ‘스카이넷’은 인류를 적으로 간주하고 핵전쟁을 일으킵니다. 간신히 살아남은 인간들은 기계군에 맞서 싸우지만, 터미네이터로 대표되는 기계군의 압도적인 화력에 맞서기엔 언제나 역부족. 하지만 인간들이 전멸당하지 않고 끈질기게 저항할 수 있는 것은 사령관 존 코너 덕분입니다.
1편이 1984년에 개봉됐으니 이미 30년도 훨씬 전에 컴퓨터 네트워크의 진화와 그 오용에 대한 묵시적인 경고를 담은 영화가 만들어진 셈인데, 이제는 일상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버린 인터넷을 생각한다면, SF영화의 상상력은 상상 그 이상의 것이라고 감히 단언할 수 있을 듯합니다. 영화는 인간과 기계의 대결을 주축으로 하고 있지만 기계를 창조한 이가 인간이란 점을 생각해본다면, 인간의 오만에 대해 경고하는 영화임을 알 수 있습니다.


- 7월10일 일요일 밤 11시 한국영화특선에선 ‘아다다(1987, 감독: 임권택)’를 준비했습니다. 신혜수, 한지일, 이경영, 전무송 등 열연. 계용묵 소설 원작.
돈에 눈이 먼 배금주의와 영혼의 아름다움을 대비한 향토색 짙은 작품입니다. 1956년 나애심이 주연한 이강천의 ‘백치 아다다’ 이후 30년 만에 리메이크 된 영화입니다. 여주인공인 신혜수가 몬트리올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함으로써 1987년 ‘씨받이’의 강수연 베니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에 이어 또 하나의 국제적인 평가를 다시 입증했습니다. 지금은 50대 중년이 된, 단아하고 청순한 이미지의 스물두 살 신혜수를 다시 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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